[스타톡톡] 이병헌, 모히또 마시며 “몰디브!” 외친 사연
OSEN 정준화 기자
발행 2015.12.27 12: 35

 영화의 흥행을 축하하는 자리. 극중 등장하는 명장면과 명대사가 회자되고 흥미로운 촬영 비하인드 스토리 등이 전해진다. 좀 더 캐주얼한 분위기를 위해 주류가 마련되는데, 영화 ‘내부자들’의 미디어데이에는 모히또가 제공돼 특별함을 더했다. 이병헌은 “몰디브 한 잔 하자”며 건배 제의를 하기도.
‘모히또에서 몰디브나 한 잔’이라는 대사는 흥행에 도움을 줬다는 면에서, 또 안상구(이병헌 분)의 캐릭터를 맛깔나게 살려냈다는 점에서 명대사다. 이 임팩트 있는 대사는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나 SNS상에서 회자되며 영화에 대한 궁금증을 일으켰고, 영화가 흥행하는데 일조했다. 지식 쪽으로는 조금 덜떨어지고 부족한 면이 있는 인물을 센스있게 입체적으로 표현, 재미와 웃음을 더했다는 점도 높이 살만하다.
그런데 이 대사가 100% 애드리브였다는 사실이 미디어데이 자리에서 밝혀졌다. 지난 24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한 호프집에서 이병헌은 기자들과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그러던 중 과일 안주와 모히또가 제공되자, “촬영 끝나고 모히또는 처음 먹어 본다”며 말문을 열었다. "편의점에도 플라스틱 병에 '모히또'라고 쓰여있는 음료수를 팔더라"는 농담과 함께. 

그는 “그 대사가 이렇게까지 회자가 될 줄은 몰랐다. 100% 애드리브였다. 사실 지나친 개그가 될까봐 촬영장에서는 ‘제대로 대사를 친 테이크로 하는 게 어떻겠냐’고 이야기 했었는데 결국 애드립 장면이 나가게 됐다”고 말했다. 그리고는 “몰디브 한 잔씩 하자”며 일단 건배제의를 했다.
웬만한 영화에서는 애드리브를 하지 않는 배우다. 그것이 그가 가진 소신. 이병헌이 이번 영화에서 다양한 애드리브를 사용한 것은 연기의 일부분이었다. 그는 캐릭터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고 연구하는 배우로 정평이 나 있다. ‘안상구’ 캐릭터를 소화하는데 있어서도 마찬가지. 그는 이 캐릭터를 어떻게 표현하면 입체적으로 살아날지를 고민했고, 적재적소에 순간적으로 떠오르는 아이디어를 적용한 것이다.
이날 자리에서 이병헌은 “애드리브는 원래 잘 안 한다. 그런데 ‘내부자들’에서 맡은 캐릭터 자체가 완벽하지 않고 덜떨어진 느낌이었기 때문에 그런 점을 표현하는데 있어서 즉흥적인 애드리브가 필요하다고 느꼈고, 이를 할 수 있는 여지가 좀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썰렁하면 책임감이 느껴지는데 많이 좋아해주셔서 다행이다”라고 고마운 마음을 전하기도.
메가폰을 잡았던 우민호 감독 역시 만족스러워했다. 그는 “모히또는 현장에서 이병헌의 아이디어였다. 안상구가 정신병원에 다녀오기 때문에 정신적인 문제가 있을 거라 생각했다. 현장에서도 재밌어서 살렸다”고 말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원래 대사는 ‘몰디브 가서 모히또 하겠다’고 하는 것이었다고.
배꼽을 잡을만한 대사지만 여기서 엿볼 수 있는 것은 이병헌의 감이다. 이는 수십년 간의 연기 내공으로 만들어 낸 것이 분명하다.
한편 '내부자들'은 대한민국 사회를 움직이는 내부자들의 의리와 배신을 담은 범죄드라마. 감독판 '내부자들: 디 오리지널'에는 본편에서 공개되지 않았던 캐릭터들의 비하인드 스토리, 추가된 오프닝과 엔딩 등이 50분이 더 담긴다. 오는 31일 개봉. / joonamana@osen.co.kr
[사진] OSEN DB. '내부자들'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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