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만 있어도 가슴 따뜻한 케이블 채널 tvN 금토드라마 '응답하라1988'은 소소한 에피소드로 쌍팔년도 감성을 건드리며 추억을 상기시켜 호평을 끌어내고 있다. 특히 '응팔'은 봉황동 골목 다섯 가족의 일상 속에서 웃음을 안기거나 시청자의 허를 찌르는 반전을 끝없이 보여주고 있어 시청자의 시선을 고정하게 한다.
# 삐삐머리 최무성
하루에 두 마디밖에 안한다던 무성(최무성 분)의 반전이 매회 펼쳐지며 웃음을 안기고 있다. 무성은 택(박보검 분)의 아빠로, 부자가 똑같이 말 없는 모습으로 쌍문동에서 가장 조용한 집으로 손꼽히고 있다. 무성은 옆집에 칼을 든 도둑이 들었다는 말에도 표정 변화 하나 없이 "무섭다"고 말하며 과자를 먹는 모습으로 그의 캐릭터를 설명했던 것. 동네 아줌마인 일화(이일화 분), 미란(라미란 분)은 그런 그를 곰이라고 부르며 "마늘 먹어라"고 장난칠 정도다.
하지만 무성은 택이 사고가 났다고 오인한 상황에서 뜨겁게 흥분하는 모습으로 그가 택이를 세상 누구보다 사랑하는 속내를 보여줬다. 무성은 택이 책상의 자물쇠를 맨손으로 뜯어내는 괴력을 발휘하면서, 전화기에 대고 소리치는 모습으로 보는 이를 놀라게 한 것. 하지만 택이가 무사하다는 사실을 안 후에는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안정을 되찾는 모습으로 선영(김선영 분)을 웃음짓게 했다. 또한 무성은 선영과 급속도로 가까워지면서 진주(김설 분)를 돌보느라 진주의 머리방울을 한 삐삐머리, 사과머리로 귀여운 매력까지 뽐내 웃음을 안긴다.
# 큰손 이일화
미란의 집 반지하에 살면서, 곤로에 밥을 짓던 이일화. 돈이 없어 자식들을 혼내고, 그 때문에 손발이 오그라든다며 동일(성동일 분)과 부부싸움하던 이일화가 드디어 본모습을 되찾았다. 일화의 집 밥상에 올라오는 반찬은 계란프라이가 귀할 정도로 늘 소박해 고기와 생선 반찬이 가득하던 미란의 밥상과 비교됐는데, 일화는 동일의 월급 압류가 풀리자 '응답하라1997'과 '응답하라1994'의 큰손 이일화로 돌아와 반가움을 안겼다. 풍족한 살림을 꾸리던 전작과는 다른 캐릭터 설정이라고 생각하던 시청자에게는 반전이 아닐 수 없었다.
일화는 동일이 좋아한다는 꼬막을 산처럼 쌓아 내놓는 모습으로 웃음을 안겼다. 접시 바닥에 겨우 깔리게 상에 올리던 이전 모습과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 이일화는 전작에서 커다란 대야에 샐러드를 하고, 김치전을 높게 쌓거나 밥그릇에 간장을 따르는 등 양조절을 못한다는 타박을 들으면서도 언제나 인심 넉넉한 모습을 보여 웃음을 안긴 바 있는데, 생기를 되찾은 그의 모습이 흐뭇한 미소를 전달하고 있다.
# 선보라 고경표
극 초반 깜짝 놀랄 반전을 선사한 인물이라면 선우(고경표 분)다. 덕선(혜리 분)은 선우가 자신을 좋아한다고 생각해 조심스럽게 첫사랑을 시작했는데, 선우 또한 그런 덕선을 살뜰하게 챙기는 모습으로 '응답하라' 시리즈의 남편찾기가 이번에는 수월할 것으로 여겨졌다. 덕선은 선우 앞에서 화장을 하고 수줍게 웃는 모습으로 웃음을 안겼다. 덕선을 좋아하는 정환(류준열 분)은 그런 선우를 질투하면서 이들의 풋풋한 모습이 시선을 끌었다.
하지만 선우는 눈 오는 날 고백하라는 덕선의 조언대로 덕선의 언니인 보라(류혜영 분)를 찾아가 덕선을 눈물 쏟게 했다. 선우는 덕선의 앞에서 보라만 찾으면서 "눈 오잖아?"라고 되물어 덕선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선우가 덕선의 남편 후보일 것이라 여겼던 시청자들도 선우가 보라와 연상연하 커플로 맺어지자 신선하고 재밌다는 반응을 보였다. /jykwon@osen.co.kr
[사진]'응팔'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