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 대통령 시절부터 발라드 노래했습니다"
자존심이 상할 법도 한데 "나는 저들과 다르다. 그들은 인간이고 나는 윤종'신' 아니냐"며 너스레를 떨었다. '김연우 대타'로 KBS 2TV '유희열의 스케치북'에 나온 윤종신이 더 큰 울림을 선사했다.
26일 오전 방송된 '유희열의 스케치북'은 300회 특집으로 '발라드 대통령'을 뽑기 위한 무대를 담았다. 윤종신, 박정현, 김범수, 바이브, 백지영, 자이언티, 거미 등은 각자 자신이 '발라드 대통령'이 돼야 한다며 목청을 높였다.
사실 기호 1번은 '토이아니당'의 김연우 후보였다. 하지만 그는 최근 자신의 콘서트마저 취소해야 할 정도로 목 상태가 악화돼 이날 녹화에도 참여할 수 없었다.
그래서 소속사 대표이자 '음악적 후견인'인 윤종신이 대신 나섰다. MC 유희열이 "먼저 섭외하지 않았다는 점에 자존심이 상하지 않냐"고 물었지만 윤종신은 "제 노래도 나쁘지 않을 거다"며 그저 재치 있게 분위기를 풀어갔다.
그의 선곡은 김연우의 '이별택시'였다. 김연우의 대리후보 타이틀을 달긴 했지만 그 역시 그동안 주옥 같은 발라드를 많이 발표했다. 그러나 윤종신은 자신의 노래가 아닌 '이별택시'를 그대로 선곡해 무대에 올랐다.
또 다른 매력의 '이별택시'가 완성됐다. 윤종신은 김연우의 메가 히트곡을 오롯이 자신의 것으로 소화했고, 혼신의 힘을 다한 열창으로 듣는 이들을 숨죽이고 경청하게 만들었다.
김연우의 부재에 대한 미안한 마음이 그대로 느껴졌다. 자신의 탓이 아님에도 김연우의 노래를 기대했을 관객들에게 보답하고자 200% 더 열창했다. 비록 '발라드 대통령'은 되지 못했지만 윤종신의 무대는 그 이상이었다.
윤종신은 예능 이미지가 강한 발라더다. 이런 이미지 때문에 그의 가창력과 음악성이 다소 묻혀 있던 게 사실. 하지만 '유희열의 스케치북' 무대로 음악에 대한 윤종신의 진심은 팬들에게 그대로 전달됐다. /comet568@osen.co.kr
[사진] '유희열의 스케치북'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