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히말라야’가 개봉 10일 만에 300만 관객을 동원했다. 그러나 ‘히말라야’의 흥행을 두고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이들도 있다. 대형 배급사가 스크린을 몰아줬다는 것. 그러나 요즘 관객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 재미없는 영화는 귀신같이 피해간다. 대형 배급사에서 나온 영화들이 모두 흥행을 거둔 것은 아니라는 점이 이를 입증한다.
26일 영화진흥위원회 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히말라야’는 크리스마스였던 지난 25일 전국 74만 6270명을 동원하며 누적 관객수 320만 2883명으로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뒤를 이어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가 447,097명을 동원하며 2위에, ‘몬스터 호텔 2’가 257,254명을 동원하며 3위에, ‘대호’가 165,854명을 동원하며 4위에, ‘어린왕자’가 119,547명을 동원하며 5위에 올랐다.
74만 명이라는 관객 수 대단한 수치다. 여기에 스크린 수를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스크린 수가 많기 때문에 관객 수가 많다는 주장을 입증하려면 그에 비하게 관객 수가 늘어나야 한다. 그러나 ‘히말라야’는 25일 1094개의 관에서, 2위인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는 886개의 관에서 상영됐다.
이는 좌석점유율이 더욱 자세하게 입증한다. 사실상 25일 좌석점유율은 애니메이션인 ‘몬스터 호텔2’, ‘포켓몬 더 무비 XY 후파: 광륜의 초마신’, ‘어린왕자’ 등을 제외하고는 ‘히말라야’가 70.9%로 가장 높다. 이 말은 하나의 상영관에서 100석 중 70석을 채웠다는 것. 10위권 안에는 ‘내부자들’이 67.7%로 8위, ‘대호’가 64.5%로 9위에 올랐다.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의 좌석점유율은 63.0%로 11위다.
극장 입장에서도 한 번 상영할 때 최대한 많은 관객이 표를 사는 편이 더 이득이다. 좌석점유율이 높다면 극장 입장에서 스크린 수를 늘리는 문제를 두고 마다할 이유가 없다.
그보다 왜 전 세계를 관통한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가 스크린 수에 비해 국내에서 먹히지 않는지를 살펴볼 일이다. 가장 큰 원인은 ‘스타워즈’ 시리즈는 북미를 고향으로 하기 때문이다. 태생부터 미국 정서에 맞는 신화물이라는 것. 아시아권 정서까지 관통할 보편성은 갖추지 못하면서 아시아권에서는 전 세계 흥행에 비하면 마니아적인 영화가 됐다. 이는 물론 ‘히말라야’가 북미에 개봉하는 반대의 상황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될 수 있다.
‘히말라야’는 몇 차례 다큐멘터리로 익숙한 엄홍길 대장과 그의 동료, 故박무택 대원의 실화를 다뤘다는 점에서 이미 국내 대중과 공유할 지점들이 많다. ‘진짜 이야기’가 주는 감동은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와, ‘대호’ 등 창작 이야기를 다룬 겨울 극장가 대전의 경쟁자들과는 확실히 차별화된다. / besodam@osen.co.kr
[사진] '히말라야',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