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응팔', 누구든 그린라이트 좀 켜주면 안되겠니?
OSEN 박소영 기자
발행 2015.12.27 06: 56

'승부사' 박보검도, '츤데레' 류준열도 혜리를 향한 직진 신호를 잠시 껐다. 1989년, 19살 그들. 물론 요즘처럼 들이대는 연애와 사뭇 다른 분위기였겠지만 안방 시청자들로서는 진전 없는 삼각관계에 속이 타들어갔다. 
26일 방송된 tvN '응답하라 1988' 16화 '인생이란 아이러니 - 1'에서 택(박보검 분)은 덕선(혜리 분)에게 고백하고자 영화 데이트를 제안했다. 중국에서 대국을 승리하고 귀국할 테니 만나자는 고백이었다. 덕선은 어리둥절했지만 택이기에 부담없이 데이트를 받아들였다. 
이 상황에서 정환(류준열 분)의 머리 속은 복잡해졌다. 앞서 덕선에게 소개팅하지 말라는 말로 에둘러 자신의 마음을 표현했지만 택 역시 호감을 갖고 있다는 걸 알고 한 발 물러나 있는 상황이기 때문. 사랑과 우정 사이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했다. 

그러는 사이 택과 덕선이 데이트를 약속한 날이 왔다. 하지만 덕선은 정환의 눈앞에 나타났다. 선우(고경표 분)는 택과의 데이트에 관해 물었고 덕선은 "택이 오늘 못 온대. 중요한 약속 있어서 내일 온대. 되는 일이 없다"고 아쉬워했다. 
알고 보니 택 역시 아직은 사랑보다 우정이었다. 자신의 방에 두고 간 정환의 지갑 속에 덕선과 찍은 사진이 있는 걸 보고 눈물을 삼키며 덕선과 데이트 약속을 깬 것. 앞서 덕선을 보는 정환의 눈빛을 읽었던 택은 다시 한번 그의 마음을 확신했다. 
정환과 택 모두 덕선과 함께 사진을 찍었고 이를 고이 간직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 사진은 덕선을 향한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게 만든 매개체가 됐다. 그래서 정환과 택 모두 덕선을 향해 직진하지 못하게 됐다. 피 끓는 청춘들이지만 평생동안 가꾼 우정은 사랑보다 소중했다. 
백번 이해가 되는 상황이지만 시청자들로서는 답답한 부분이 있을 터다. 남몰래 덕선을 챙기며 '츤데레' 매력을 발산한 정환과 순박한 미소 뒤에 감춰진 승부사 기질로 여심을 사로잡은 택이었는데, 두 사람 다 고백을 미룬 상황이라 당분간은 이런 둘의 매력을 느끼기 힘들 이유에서다. 
이날 방송 초반에 덕선은 체했다며 가슴을 두드렸다. 이것도 복선이라면 이러다 덕선이 먼저 고백하는 순간이 올지도 모를 일이다. 그래도 좋으니 제발 누구 하나가 먼저 그린라이트 버튼을 누르고 화끈한 전개를 이끌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comet568@osen.co.kr
[사진] '응답하라 1988'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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