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차화연과 박영규의 중년 로맨스가 자연스럽게 흘러가면서 많은 시청자들이 두 사람의 재혼을 바라고 있다. 엄마로서의 삶도 중요하지만, 이제는 엄마이기 전에 여자로서의 행복이 더 소중하다고 여기는 것이다.
그동안 엄마 윤정애(차화연 분)는 남편과 사별한 뒤 혼자서 사남매를 키우며 억척스럽게 살아왔다. 시장에서 나물을 팔며 어렵게 생계를 이어가면서도 아이들에게는 좋은 음식과 옷을 사주고 명문대학에 보내겠다는 생각으로 희생해왔다.
사남매가 결국엔 엄마가 원하는 직업을 갖진 못했어도 하나 같이 바르고 착하게 잘 자라줬다. 정애는 중년에 접어들어 가게를 운영하며 경제력이 안정돼 더 이상 먹고 사는 데 걱정할 일이 없었다. 그러다 어느 날 엄회장(박영규 분)을 만나게 됐다.
그가 먼저 정애에게 마음을 열고 다가오면서 점차 관계가 발전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정애의 첫째 아들이 엄마의 재혼을 결사반대하고 나섰다. 아버지의 빈자리를 다른 사람이 채울 수 없다고 여긴 것이다.
지난 26일 방송된 MBC 주말드라마 ‘엄마’(극본 김정수, 연출 오경훈 장준호) 33회에서 정애는 첫째 아들 김영재(김석훈 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엄회장을 좋아하는 속마음을 털어놓는 모습이 그려졌다.
영재는 엄마가 엄회장과 만나지 못하도록 짐을 싸들고 본가로 들어왔다. 그의 남동생과 여동생, 누나 , 매형까지도 엄마의 연애는 자유라고 주장했지만 영재는 “누가 뭐래도 내 생각엔 변함이 없다”며 엄마와 엄회장의 연애를 극구 반대했다. 반대 이유는 사별, 이혼 등 화려한 엄회장의 연애 이력에 엄마의 마음이 다칠까 걱정했던 것.
하지만 정애는 엄회장을 좋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영재의 생각은 변하지 않았다. 두 사람이 같이 있는 모습을 보고 오열하며 아버지를 그리워했다. 아들의 반발에 휩싸인 정애가 엄회장을 포기하지 않고 자신의 사랑을 지켜나가기로 결심하면서 두 사람의 로맨스 연기가 ‘엄마’를 보는 재미를 한층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의 드라마가 청춘 남녀의 연애와 결혼 등에 머물렀는데 50대의 늦사랑이나 재혼이 극의 중심 줄거리가 되고 있다. 중년 남녀가 서로 아픔을 감싸 안고 새 삶을 찾아가는 희망의 고리로 재혼이 묘사되는 게 눈에 띄는 대목이다다.
엄회장과 정애를 연기하는 각각 연기하는 박영규와 차화연이 맡은 역할을 잘 소화한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계산된 연기가 아니라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연기를 보여주고 있어서다. 박영규는 재벌이면서도 인간적이고 순수한 면이 있는 엄회장을, 차화연은 나이를 가늠할 수 없는 고운 외모와 부드러운 성격으로 윤정애라는 인물에 완전히 몰입해 매략을 한껏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엄마’에서 두 사람이 제2의 신혼을 맞이할지 귀추가 주목된다./purplish@osen.co.kr
[사진]‘엄마’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