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토록 자신을 밀어냈던 김현주의 진심을 알게 된 지진희의 태도가 돌변했다. 밀어내고 또 밀어내도 지치지 않고 애정공세를 펼치던 지진희의 밀당(밀고 당기기)에 지독하고 독한 태도로 그를 단념시키려 했던 김현주의 마음은 흔들렸고, 급기야는 지진희를 “여보”라고 부르며 무장해제 됐다.
지난 26일 방송된 SBS 주말드라마 '애인있어요'(극본 배유미, 연출 최문석)에서는 지난 4년간의 기억을 잃었다는 해강(김현주 분)의 말에 의심을 품은 진언(지진희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진언은 해강의 묵었던 호텔로 찾아갔다 그가 체크아웃한 사실을 알고 망연자실했다. 이후 그는 해강이 진언에게 사랑에 지치지 말아달라고 말했던 추억이 어린 곳으로 향했고, 그곳에서 해강의 모습을 발견했다. 자신과의 추억을 떠올리는 듯 길을 걷는 그의 모습에 진언은 해강의 말이 거짓임을 눈치 챘고, 이어 백석의 전화를 받고 “석아”라고 부르는 모습에 다시 한 번 거짓말을 확신했다.
모든 사실을 알게 된 진언은 작전을 달리했다. 해강이 새로 이사한 집으로 찾아간 그는 자신을 향한 마음을 감춘 채 놓아 달라며 애원하는 해강을 향해 “약속 못 지켜서 미안하다. 이번엔 지치지 않겠다고 했는데 지친다 좀. 내가 포기할게. 숨 막히게 해서 미안했다. 질리게 해서 미안하다. 등대랑 행복해라. 도해강 사랑했다. 나는 너 미치도록 사랑했다. 지금도 사랑하고 앞으론 널 사랑하지 않도록 애쓰며 살아갈게. 회사에서 봅시다, 도해강 부사장님”이라고 선언한 후 뒤돌아서며 미소를 지었다. 갑작스레 변해버린 진언의 태도는 해강의 마음을 흔들어놓기에 충분했다. 해강은 진언이 떠난 후 자리에 주저앉아 절망하며 눈물을 흘렸다. 하지만 진언은 그의 집 밖으로 나와 방 창문을 바라보며 “나 어디 안 갈 거니까 불 끄고 그만 자. 당신 옆에 껌 딱지처럼 붙어서 기다리고 있을 거니까 자, 그만. 사랑한다, 도해강”이라고 말하며 변함없는 애정을 고백했다.
그럼에도 해강이 천년제약의 부사장으로 화려하게 컴백한 후에도 진언의 태도는 변함없었다. 최회장(독고영재 분)의 앞에서 해강을 포기했다 말하며 철저히 상사로서 대하는 그의 모습에 해강은 어김없이 흔들렸다. 이어 두 사람은 일 얘기로 단 둘이 있게 됐고, 해강의 귀에는 진언이 하는 말은 들리지 않은 채 그의 싸늘한 태도만이 눈에 들어왔다. 결국 해강은 진언에게 “차 한 잔 할래요?”라며 먼저 차를 권했고, 진언은 “아니다. 여기 오래 있으면 안 될 것 같다. 차는 마신 걸로 하겠다”라며 차갑게 돌아섰다. 또한 혼자 밥을 먹고 있는 해강을 발견하고도 “맛있게 식사하라”며 다른 곳으로 가서 자리를 잡았고, 진언을 보고 싶은 마음에 일을 핑계로 그를 호출하자 친구를 대신 보내 해강을 당혹스럽게 만들었다. 진언의 작전에 완전히 넘어가버린 해강은 문자와 전화마저도 딱 끊어버린 그의 행동에 “얼마나 됐다고 지쳐. 전화도 안 하고, 문자도 안 하고, 코빼기도 안비치고”라며 서운함을 감추지 못했다.
이렇게 차가운 모습으로 일관하던 진언이 자신의 변화에 흔들리는 해강의 모습을 눈치 채고 남몰래 미소 짓는 사이, 해강의 앞에 신일상이 나타났다. 제약사 대표였던 그는 과거 해강의 변호로 인해 몰락한 후 복수하려다 해강과 진언의 딸 은솔을 살해한 인물. 밀린 이야기를 하자며 해강을 위협하는 신일상의 모습을 참지 못한 진언은 “밀린 이야기 셋이 같이 하자. 신일상 미도제약 대표님”이라며 막아섰고, 이에 놀란 해강은 진언을 바라보며 “여보”라고 애틋하게 불렀다.
진언의 밀당은 해강을 뒤흔들며 되려 해강에게 진언을 향한 애절한 마음을 다시금 확인하게 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또한 두 사람의 아픈 상처인 딸의 죽음과 관련된 인물의 등장으로 패닉에 빠진 해강의 곁에서 진언은 든든한 남편 노릇을 자처하며 그를 지켰다. 밀어내려 하지만 밀려나지 않고 서로를 향한 마음만 더욱 더 당겨지고 있는 진언과 해강. 두 사람의 관계가 또 한 번 어떻게 변화하게 될지 앞으로의 전개에 관심이 모아진다.
한편 '애인있어요' 기억을 잃은 여자가 죽도록 증오했던 남편과 다시 사랑에 빠지는 동화 같은 사랑 이야기와 절망의 끝에서 운명적으로 재회한 극과 극 쌍둥이 자매의 파란만장 인생 리셋 스토리를 담은 드라마다. 매주 토, 일요일 오후 10시 방송. / nim0821@osen.co.kr
[사진] ‘애인있어요’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