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부탁해요 엄마' 고두심, 자식농사 참 어렵다
OSEN 박꽃님 기자
발행 2015.12.27 07: 00

자식농사만큼 중요한 게 없고 그만큼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게 자식농사라고들 한다. 엄마가 바라는 건 오직 자식들이 좋은 배우자를 만나 행복한 삶을 사는 것뿐. 하지만 자식 중 가장 아픈 손가락인 맏아들마저 자신의 눈에 차지 않는 짝을 데려와 속을 뒤집어놓는 것도 모자라 가슴에 대못을 박았다. 뭐 하나 뜻대로 되지 않는 엄마의 마음은 찢어질 듯 아프기만 하다.
지난 26일 방송된 KBS 2TV 주말드라마 '부탁해요, 엄마'(극본 윤경아, 연출 이건준)에서는 형규(오민석 분)와 혜주(손여은 분)의 결혼을 반대하는 산옥(고두심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형규는 혜주의 손을 이끌고 산옥과 동출(김갑수 분)의 앞에 나타나 결혼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갑작스러운 형규의 폭탄선언에 산옥과 동출은 말문이 막혔고, 이내 산옥은 “너희들 둘이 서로 좋은 감정 있단 건 우리도 눈치 채고 있었지만 그래도 참 어른스럽게 잘들 마음을 잡아간다, 참 대견하다 생각했었는데 이렇게 갑자기.. 내가 어찌해야 할 바를 모르겠네”라며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평소 산옥은 애지중지하며 키운 형규가 이혼녀인 혜주에게 마음이 있단 사실을 알고 이를 못마땅하게 여겼던 터. 이에 산옥은 혜주를 향해 “혜주야, 내가 너 어려서부터 봐와서 잘 안다. 네가 얼마나 심성이 곱고 예쁜 앤지, 남한테 싫은 소리 한 마디 못하고 성격은 또 얼마나 사분사분한지. 그렇지만 미안하다 혜주야. 나는 형규 얘가 내 목숨 줄보다 귀했다. 나중에 어떤 여자하고 짝을 지어줄까, 어떤 곱고 똑똑한 아가씨가 내 며느리가 될까, 30년을 힘들 때마다 그런 거 공상해가면서 버텨왔는데 정말 미안하다만 다시 생각해주면 안 되겠니”라고 눈물로 호소하며 두 사람의 결혼을 반대했다.
이에 혜주는 그래도 형규와 결혼하고 싶다는 뜻을 내비치며 맞섰지만 이내 산이 얘기를 꺼내며 설득하려 애쓰는 산옥의 모습에 죄송하다고 사과하며 “제가 잘못 생각한 것 같다. 저 이럼 안 되는 건데, 저 이럴 자격 없는 건데 변호사님 죄송해요”라며 결혼을 포기하고 말았다. 산옥의 반대로 형규를 향한 마음을 접기로 한 혜주는 사직서를 제출했다. 형규는 이런 그의 마음을 돌리려 애썼지만 혜주는 “우리가 어린 애들도 아니고 우리 둘만 좋아해서 끝나는 문제가 아니다. 전처럼 도도하고 싸가지 없게 살지 왜 나하고 엮여서 힘들게 사냐. 왜 모든 사람 힘들게 하냐”라며 눈물을 흘리며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았다. 결국 형규는 “실망이다. 어떻게든 난 함께 이 난관을 함께 돌파해보려고 했는데 주눅 들어서 내 손 놔버린다면 나도 어쩔 도리가 없다”라고 분노하며 자리를 떴다.
혜주에게 모진 말을 내뱉고 그의 이별선언을 받아들인 형규였지만 쉽게 마음이 접힐리는 만무했다. 또한 딸의 힘든 모습에 가슴 아파한 유자(남기애 분)는 형규를 찾아가 혜주를 힘들게 하는 그와 산옥에 대해 얘기하며 울분을 토했고, 형규는 그저 죄송하다고 머리를 조아리며 술에 취해 집으로 돌아갔다. 형규는 산옥의 결혼반대 후 줄곧 싸늘한 태도로 일관했던 상황. 하지만 산옥은 귀가가 늦은 형규를 걱정하며 집 앞에서 기다렸고, 비틀대며 돌아오는 형규를 타박했다. 이에 형규는 그동안 쌓아왔던 불만과 분노를 표출했다. 그는 자신이 산옥의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맏아들로 사는 동안 얼마나 부담스럽고 무서웠는지 얘기하며 따졌고, 급기야는 어린 시절 다리에 화상을 입었을 때 차라리 죽어버렸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말까지 내뱉었다. 이를 듣다 못한 동출은 형규를 때리며 호통 쳤고, 산옥은 가슴이 미어지면서도 “왜 우리 아들을 때리고 그러냐”고 눈물을 흘리며 동출을 말리는 모습으로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자신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와도 같은 말을 쏟아내는 아들이 기막히고 가슴 아프면서도 엄마는 아들의 상처를 걱정했다. 딸의 서운함과 원망을 외면하면서까지 키워낸 아들은 더 이상 품안의 자식이 아니라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지만 그럼에도 엄마는 마지막까지 희망을 잃고 싶지 않아 하고, 모자간의 갈등은 고조되어 가기만 할 뿐이다. 오늘도 여전히 엄마의 눈가는 자식 걱정으로 마를 날이 없다.
한편 '부탁해요, 엄마'는 세상에 다시없는 앙숙 모녀를 통해 징글징글하면서도 짠한 모녀간 애증의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매주 토, 일요일 오후 7시 55분 방송. / nim0821@osen.co.kr
[사진] ‘부탁해요, 엄마’ 방송화면 캡처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