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알고 싶었던 오혁의 매력이 전국을 강타했다. 그것도 여름부터 겨울까지.
밴드 혁오의 보컬 오혁이 부른 케이블채널 tvN 금토드라마 '응답하라 1988'의 OST '소녀'가 음원차트 장기집권에 돌입,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다. 드라마의 성공도 영향을 미쳤겠지만, 기본적으로 오혁의 재해석이 탁월했다는 반응이 이어져 의미가 있다. 여름부터 겨울까지 그야말로 음원차트를 제대로 집어삼켰다.
'소녀'는 '응답하라 1988'에서 주인공 덕선(혜리 분)과 정환(류준열 분)의 러브라인에 삽입돼 분위기를 적절하게 살려내고 있다. 이문세의 '소녀'와는 또 다른 매력이면서도 무엇보다 오혁의 보컬이 가지고 있는 오묘한 색이 잘 부각된 곡이다. '내 곁에만 머물러요. 떠나면 안돼요'로 시작되는 곡은 정환이 덕선을 보면서 느끼는 떨림을 시청자에게까지 전달했다. 단순히 OST를 넘어서 대중적으로 인기를 끄는 이유는 바로 이 오혁의 색깔 때문이다. 이문세 역시 "절제하여 불러서 굉장히 마음에 든다"라고 칭찬했다.
앞서 지난 7월,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 가요제에 혁오라는 낯선 밴드가 출연하면서 대중의 관심이 쏠렸다. 인디에서는 워낙 탄탄한 실력의 밴드로 알려졌지만 대중적이지 않았던 혁오는 '무한도전'을 통해 큰 관심을 받았고, 관심을 입증하듯 혁오의 곡 '와리가리'와 '위잉위잉' 등이 음원차트를 습격했다.
주목되는 것은 단순히 화제성으로 인한 1위 역주행이 아니라 롱런이었다는 점이다. 쉽게 잊히지 않는 개성 강한 오혁의 목소리는 한 번 듣고 꺼버리는 음악이 아니라 들을수록 좋은 롱런의 곡을 탄생시켰다. '무한도전'으로 관심을 이끌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혁오 음악이 가지고 있는 좋은 콘텐츠의 힘으로 장기간 1위를 유지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오혁이 부른 '소녀'에도 적용된다. 드라마의 화제성과 함께 매력적인 재해석으로 발표 한 달 동안 꾸준히 차트 1위를 오르내리고 있는 것. '소녀'의 감성이 작품에 더욱 몰입하게 만든다는 반응까지 이어진다. 혁오 음악의 색을 담당하고 있는 오혁의 보컬, 그야말로 최근 가장 탐나는 '롱런의 보이스'가 아닌가. /seo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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