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톡톡] ‘응팔’ 잘 자란 박보검, 볼수록 멋진 반전男
OSEN 박진영 기자
발행 2015.12.27 13: 30

‘응팔’ 박보검도 사랑보다 우정이 먼저였다. 류준열의 마음을 알게 된 이상, 이전처럼 적극적으로 혜리에게 다가서지 못했다. 아직 혜리는 이 같은 상황을 모르고 있었고, 시청자들의 답답함은 커져만 갔다. 하지만 바둑밖에는 아무것도 모르던 그가 사실은 누구보다 주변 사람들을 챙길 줄 아는 따뜻한 마음씨의 소유자임이 매회 드러나면서 그를 향한 응원의 목소리는 더욱 커져만 가고 있다.
박보검은 tvN 금토드라마 ‘응답하라 1988’(극본 이우정, 연출 신원호, 이하 ‘응팔’)에서 천재바둑기사 최택 역을 맡아 호연을 펼치고 있다. 어렸을 때 어머니를 여의로 아버지 무성(최무성 분)을 따라 쌍문동으로 이사를 오게 된 택은 젓가락질은 물론이거니와 약속 장소도 잘 찾지 못하는 아이라 늘 친구들의 도움을 받았다. 이 때문에 ‘희동이’, ‘등신’이라는 별명을 갖기도.
그런데 회를 거듭할수록 택의 반전 성격과 매력들이 공개돼 시청자들에게 신선함을 안기고 있다. 말도 느릿, 행동도 느릿한 택은 늘 상대방도 기분 좋게 만드는 미소를 짓곤 하는데, 바둑 앞에서는 냉철한 표정과 날카로운 눈빛을 보여준다. 한번 바둑판 앞에 앉았다 하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빠져들기 일쑤였고, 예민함 때문에 늘상 두통약을 입에 달고 살았다. 말수가 적은 탓에 그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도 정확히 파악하기 힘들어 대국을 앞두고는 그 누구도 택에게 말을 붙이지 못했다. 그리고 남 몰래 담배를 피우는 모습은 적잖은 충격을 안기기도 했다.

또 지난 15회와 16회에서는 택의 따뜻한 마음씨를 느낄 수 있는 에피소드가 공개됐는데, 허리 부상을 당한 성균(김성균 분)을 위해 자신의 팬으로 알려진 병원장에게 전화를 걸어 수술을 부탁했던 것. 또 촬영팀이 무리하게 인터뷰를 진행했음에도 불구하고 회식비가 든 흰 봉투를 건네 그가 얼마나 주위 사람들을 잘 챙기는 성격인지를 알게 했다.
이어 택은 아빠 무성이 선우(고경표 분)의 엄마인 선영(김선영 분)과 남은 인생을 함께 있고 싶다고 어렵게 말을 꺼내자 미소를 지었다. 택은 “저는 아빠가 저 없을 때도 따뜻한 밥 드셨으면 좋겠다. 아빠 인생이다. 전 아빠가 행복했으면 좋겠다. 아빠가 행복하면 전 다 좋다”라고 듬직한 아들의 모습을 보였다. 박보검은 자신만 바라보고 살아온 아빠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택의 마음을 기쁨 가득한 표정과 온화한 눈빛, 살짝 상기된 듯한 목소리로 표현해내 안방에 뭉클한 감동을 선사했다.
반전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동룡(이동휘 분)은 덕선(혜리 분)에게 과거 택이 오락실 게임인 갤러그 1위 탈환을 위해 정봉(안재홍 분)과 경쟁을 했었다고 말했었는데, 이 때 택은 살벌한 표정으로 게임에만 집중, 놀라운 승부욕을 보여줬다. 이는 덕선을 향한 정환(류준열 분)에 대한 마음을 알게 된 택이가 승부욕으로 먼저 고백을 할 것이라 예상을 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여기에도 반전이 숨어있었다. 택 또한 정환과 마찬가지로 우정을 먼저 선택한 것. 게다가 택은 덕선과 전화 통화를 끝낸 뒤 홀로 앉아 눈물을 흘려 더욱 짠하고 안타까운 마음을 불러일으켰다.
달달한 러브라인, 혹은 애타는 삼각관계를 바라는 시청자들에겐 택이마저 우정 때문에 고백 기회를 밀어낸 것이 무척이나 답답한 일이겠지만, 자신보다는 상대를 먼저 생각할 줄 아는 바른 성품의 남자로 자라준 택이 덕분에 이상하리만큼 위안이 되기도 한다. 지켜주고 싶은 모성 본능을 자극하는 동시에 자신이 목표한 일에는 누구보다 열의를 퍼붓고, 또 타인을 배려할 줄 아는 멋진 남자 택이의 성장을 응원해본다. /parkjy@osen.co.kr
[사진] ‘응팔’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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