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금토드라마 '응답하라 1988(이하 '응팔')'이 답답한 전개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하지만 '응팔' 첫 방 당시를 잊었는가. 1988년 그 향수를 자극함과 함께 '이웃사촌'이라는 말이 딱 맞는, 따뜻한 가족극에 열광했던 그 기억을 말이다.
지난 26일 방송된 '응팔'에서는 택(박보검 분) 마저도 덕선(혜리 분)을 향한 마음을 한 보 후퇴하는 모습이 그려져 눈길을 끌었다. 현재 택의 마음을 알아차린 정환(류준열 분)이 덕선에게 마음을 표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택 마저도 물러나 러브라인은 다시금 오리무중이 된 상황.
이와 같은 모습들이 계속해서 이어지자 점차 '응팔'의 '고구마 전개'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덕선을 둘러싼 메인 러브라인이 실종, 진척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응팔'은 지난 '응답하라' 시리즈들과는 사뭇 다르다. 주인공의 남편 찾기는 어김없이 진행되고 있지만, '응팔'은 가족극 성격이 더 짙다. 매회 주목받는 캐릭터들이 다양하다는 것만 봐도 이를 알 수 있다.
지난 26일 방송분에서도 그랬다. 자신감에 찬 채 전국노래자랑에 도전장을 내민 동룡(이동휘 분)과 라미란 여사(라미란 분)의 코믹한 몸짓은 물론이거니와, 반전의 주인공 노을(최성원 분)의 모습도 그려졌다.
'응팔'의 쌍문동 식구들 이야기는 이날 방송 뿐만은 아니다. 그간 '응팔'은 이일화(이일화 분)의 건강검진을 통한 우리네 엄마 이야기, 성동일(성동일 분)과 보라(류혜영 분)를 통한 부녀간의 이야기, 동룡과 그의 바쁜 부모에 관한 이야기 등 '응팔'은 우리가 잠시 놓치고 있었던 '가족'을 되새겨보게끔 만들며 보는 이들의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때문에 '응팔'은 러브라인 보다는 가족극에 더 무게를 두고 있는 모습이다. 물론 '남편 찾기'를 위해 제작진이 밀당을 심하게 하면서 러브라인이 점차 지루해지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응팔'을 러브라인으로만 본다면 그건 아쉬운 소리다.
'응팔'을 보며 눈물을 흘린 사람들이 많았다. 이는 러브라인 때문이 아닌, 모두가 공감하고 마음을 움직였던 가족 이야기 때문이다. 러브라인에 집착하는 당신이라면, 잠시 마음을 여유롭게 가지고 우리네 이야기를 즐길 준비를 하면 어떨까.
한편 '응팔'은 쌍팔년도 쌍문동, 한 골목 다섯 가족의 왁자지껄 코믹 가족극으로 매주 금, 토요일 오후 7시 50분에 방송된다. / trio88@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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