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전인화가 MBC 주말드라마 ‘내딸 금사월’에서 매회 연기력을 경신하는 놀라운 행보를 보이고 있다. 복수 준비와 물거품, 또 다시 계획이라는 벌써 30부가 넘도록 반복되는 이야기에도 이 드라마를 챙겨보는 것은 전인화의 몰입도 높은 연기 덕분일 터. 이리 저리 뛰어다니며 복수 계획을 세우고, 아버지와 딸에 대한 절절한 감정을 쏟아내면서 시청자들을 울리는 전인화가 연기대상을 받는다고 해도 전혀 무리가 없어 보인다.
지난 27일 방송된 ‘내딸 금사월’ 34회는 이 드라마에서 열심히 복수하느라 바쁜 신득예를 연기하는 전인화의 감탄을 자아내는 연기가 펼쳐졌다. 어느 때처럼 득예에 대한 집착에 가까운 애정 때문에 평소와 달리 냉철한 판단을 하지 못하는 강만후(손창민 분)는 또 다시 득예의 거짓말에 속았다.
득예는 만후가 죽은 것으로 위장했던 아버지 신기상(이정길 분)을 빼돌린 후 보살피고 있었던 상태. 이날도 기상이 살았을 수도 있다는 의심을 하게 된 만후를 속이기 위해 CCTV를 조작하는가 하면 주기황(안내상 분)에게 만후의 비리를 넘기기 위해 거짓 자살 시도까지 하는 등 복수를 위해서는 못할 것도 없는 득예의 무시무시한 면모를 보여줬다. 이 드라마는 득예가 부모의 원수인 만후를 무너뜨리기 위해 뛰어난 지략을 갖춘 여자로 그리고 있는데, 이날도 언제나처럼 만후의 뒤통수를 치는 이야기가 펼쳐졌다.
물론 아버지 기상이 지병으로 결국 세상을 떠나면서 득예가 준비했던 복수가 차질을 빚게 됐지만, 득예의 맹활약이 방송 내내 시청자들에게 만후의 몰락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했다. 만후와 오혜상(박세영 분)이 악행으로 미쳐날뛰는 것을 막을 수 있는 사람은 득예와 막강한 재력을 가진 기황인데, 두 사람의 연합과 차근차근 진행되는 복수 계획은 시청자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드라마가 시작된 이래 이 같은 계획은 물거품이 됐다가, 또 다른 계획이 생기고 다시 백지화되고 있지만 말이다.
‘내딸 금사월’은 금사월(백진희 분)의 엄마인 득예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그려지고 있다. 전인화는 강한 모성애와 고통을 당한 부모에 대한 절절한 마음에 만후를 짓밟겠다는 의지가 아주 높은 득예를 강인하면서도 든든하게 표현하고 있다. 딸과 부모에 대한 애끓는 마음에 우는 일도 많지만, 만후 앞에서는 유달리 강한 여성인 득예의 ‘사이다를 마신 듯한’ 통쾌한 면모는 전인화의 빼어난 연기 덕에 안방극장의 호감을 사고 있다. 전인화는 유약한 듯 보이나 지적이면서도 강인한 득예를 연기하며 매회 시청자들로부터 연기 극찬을 받는 중이다.
34회는 전인화의 오열 연기가 일품이었다. 아버지를 억울하게 떠나보낸 후 눈물을 쏟아내며 복수를 다시 한 번 다짐하는 전인화의 슬픈 감정은 시청자들의 가슴을 파고 들었다. 워낙 연기 내공이 강하기 때문에 연기를 잘한다는 말도 새삼스러운 표현이겠지만, ‘내딸 금사월’에서 이야기 중심축을 꿰차며 흡인력 있는 연기를 보여주는 중이다. 덕분에 안방극장에서 ‘갓인화’라는 별명을 얻고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전인화는 ‘킬미힐미’에서 어려운 다중 연기를 한 지성, ‘그녀는 예뻤다’와 ‘킬미힐미’ 두 작품을 한 황정음과 함께 강력한 대상 후보로 꼽히고 있다.
드라마 인기와 화제성에서는 아무래도 열풍을 이끌었던 지성, 황정음에 비할 것은 아니지만, 시청률과 연기 만으로는 두 사람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4년 전 ‘여인천하’로 영예의 연기 대상을 차지했던 전인화가 또 다시 2015년 MBC 연기대상에서 마지막에 웃는 자가 될 지 관심이 모아진다.
'내딸 금사월'은 인간 삶의 보금자리인 집에 대한 드라마로, 주인공 금사월이 복수와 증오로 완전히 해체된 가정 위에 새롭게 꿈의 집을 짓는 이야기를 다룬다. / jmpyo@osen.co.kr
[사진] ‘내딸 금사월’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