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철, 왜 ‘황제’인지 입증한 160분 라이브 [어서와, 이승철 콘서트①]
OSEN 정준화 기자
발행 2015.12.28 15: 12

 ‘라이브의 황제’로 불리는 자. 가수 이승철의 클래스가 입증된 160분의 라이브였다. 그는 이번 크리스마스 연휴에 진행된 ‘더 베스트 라이브(THE BEST LIVE)’ 콘서트를 통해 자신의 가치를 또 한 번 입증해내며 데뷔 30주년의 의미를 더했다. 타이틀처럼, 이번 공연은 ‘베스트’였다.
가수로 활동하며 언제나 라이브를 고집, 무려 30년 동안 2000여 회가 넘는 라이브 공연을 개최했다. 그러면서 대중은 물론 업계 전문가들의 인정을 받게 됐고 명실상부 국내 최고의 보컬리스트로 꼽히게 된 것이다. 이승철의 가치가 제대로 증명되는 곳이 바로 공연장. 팬들이 끊임없이 그의 콘서트를 찾는 이유다.
올해 크리스마스도 어김없었다. 이승철은 매년 그랬듯, 이 소중한 시간을 팬들과 함께했다. 지난 23일부터 26일까지 4일간 서울 송파구 잠실실내체육관에서 ‘2015 더 베스트 라이브’ 콘서트를 개최, 팬들과 특별한 시간을 보낸 것.

160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모든 곡을 라이브로 완벽에 가깝게 소화해내면서도 음정 한 번 흔들리지 않는다. 원곡에서는 듣지 못했던 세련된 애드리브와 밴드 사운드를 뚫고 나오는 폭발적인 성량, 여유와 관록이 묻어나는 무대매너가 특히나 인상적. 여기에 국내 최고의 세션들의 연주가 어우러지기에 콘서트 현장에서 듣는 이승철의 곡들은 CD로 듣는 원곡보다 더욱 진한 감동을 안긴다.
이번 공연은 좀 더 특별했다. 새 브랜드 투어 ‘더 베스트 라이브(The Best Live)’는 지금껏 불러온 명곡 중 가장 맛있는 노래 31곡을 엄선해 들려준다는 의미에서 착안했다. 이날 공연에 앞서 이승철은 “원래 타이틀은 ‘베스트 라이브 써리원(31)’이었다”며 “골라 듣는 재미가 있을 것”이라고 예고해 기대감을 불어 넣기도.
기대는 만족으로 채워졌다. ‘안녕이라고 말하지마’로 포문을 연 뒤 ‘마이 러브’ 등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4곡을 연달아 소화해 공연장을 뜨겁게 달궜다. 그제야 이승철은 “올해 데뷔 30년이 됐다. 30년 동안 매년 공연했다. 올해는 노래를 많이 못해서 노래에 굶주려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노래가 너무 하고 싶다고 생각한 것은 언더그라운드 시절 이후 처음인 거 같다”며 “배고픈 히딩크처럼 오늘 다 잡아먹겠다”고 포부를 다져 현장의 뜨거운 함성을 이끌어냈다.
‘마지막 콘서트’부터 ‘희야’ ‘그 사람’, ‘인연’, ‘긴 하루’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 등 무수한 명곡들이 공연장에 연이어 울려퍼졌고, 관객들은 눈을 감거나 따라부르며 이승철의 명품 라이브를 즐겼다.
이승철은 노래 중간중간 곡을 소개하고 다양한 에피소드들을 전하는 등 여유롭고 유머러스한 입담으로 관객들과 소통하며 콘서트를 보고 듣는 즐거움을 더했다. ‘무조건’과 ‘YMCA’, ‘소녀시대’ 등의 신나는 댄스곡이 나올 때는 1층부터 3층까지 앉은 관객들이 다 같이 일어나 뛰는 진풍경이 펼쳐지기도 했다.
그의 공연이 더욱 특별한 이유는 여러 가지다. 지금까지 개최된 공연의 수익금 일부가 아프리카 차드에 학교를 짓는 프로젝트에 쓰인다는 점이 가장 특별하다. 이승철은 지난 6년 전부터 굿네이버스와 손을 잡고 세계에서 가장 빈곤한 나라 중 한 곳인 차드에 학교를 건립하는 기부에 나섰다. 공연의 수익금으로 빈곤한 나라에 학교를 지어 일어날 수 있는 뿌리를 탄탄하게 만들어주겠다는 속 깊은 기부다.
이 같은 훈훈한 분위기는 크리스마스와 연말의 분위기를 더해 이 공연의 특별하게 만드는 지점이었다. 또한 이승철은 시즌에 맞춘 편곡과 무대 세팅으로 계절감과 연말의 느낌을 제대로 느낄 수 있도록 신경 썼고, 캐롤을 관객들과 함께 부르며 크리스마스를 함께했다. 지난 30년 동안 매 년 매 시즌 다른 콘셉트와 편곡, 세트리스트 구성으로 한 번도 똑같은 공연을 하지 않았다는 점은 놀라울 수밖에 없다.
이승철 콘서트의 특별한 점 또 한 가지. 그가 관객들이 퇴장할 때까지 무대를 지킨다는 점이다. 모든 무대가 끝난 후 가수다 들어가고 나면 관객들이 퇴장하는 것이 일반적인 공연의 모습이다. 그런데 이승철은 달랐다. 관객들이 모두 공연장을 빠져나갈 때까지 음악과 함께 그들의 나가는 모습까지 지켜보며 마중한 것. 이승철 콘서트의 인상 깊은 장면 중 하나였다.
진정성과 진심, 노력으로 만든 공연이기에, 이승철의 콘서트에는 ‘명품’이라는 타이틀이 달린 것 아닐까./joonamana@osen.co.kr [사진] 진앤웍스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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