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철 “30년 동안 가장 사랑받은 곡? ‘희야’죠” [어서와, 이승철 콘서트③]
OSEN 정준화 기자
발행 2015.12.28 15: 12

 산타클로스 같은 가수다. 이승철은 데뷔 후 30년 동안 매년 크리스마스를 공연장에서 팬들과 함께 보냈다. 이토록 긴 시간, 꾸준하게 공연으로 팬들을 찾은 같은 가수가 또 있을까.
라이브 공연만 2000여 회째. 매 공연 최고의 음향 시설로 최상의 라이브를 선보이기 위해 노력을 기울였고, 공연은 입소문을 타고 인기를 끌면서 ‘명품콘서트’로 완전하게 자리매김했다.
다양한 연령층을 골고루 만족시킬 수 있을만한 공연이라는 것도 이승철 콘서트의 특징. 앨범을 발매하고 다양한 프로젝트와 OST 참여 등 끊임없이 활발한 활동을 이어왔고, 전 연령층을 아우르는 인지도와 히트곡을 보유하게 됐다. 이에 남녀노소 누구나 그의 공연을 즐길 수 있는 것이다.

지난 24일, 이 특별한 공연이 열리는 현장에서 이승철을 만났다. 콘서트를 앞두고 대기실에서 나눈 이야기들을 가감 없이 전한다.
- 매년 크리스마스 마다 공연을 하시는 거 같아요.
“항상 크리스마스에는 팬 여러분들에게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어주기 위해 최선을 노력을 다하고 있어요. 30년 동안 크리스마스를 팬들과 함께 보내고 있는데, 죽을 때까지 크리스마스를 팬들에게 바치고 싶어요.”
- 그러고 보니 올해 데뷔 30주년이시네요! 돌아보면 어떤가요?
“사실 잘 실감이 안 나요. 30주년이라는 것이 거창해 보이지만 당사자는 잘 느끼지 못하는 것 같아요. 마치 생일날 옆에서 생일상 차려주는 사람이 있으면 느껴지듯이 주변에서 이야기 해주지 않으면 실감이 안 나죠. 메르스 때문에 30주년 기념 콘서트가 내년으로 연기 됐는데, 준비하면서 좀 느껴지더라고요. 오히려 우리 딸이 벌써 8살이 되고 초등학교에 가게된 걸 보면서 와 시간 정말 빠르구나 느끼는 거 같아요.”
- 근황이 궁금해요. 어떻게 지내고 계셨어요?
“얼마 전 예능(JTBC ‘냉장고를 부탁해’)에도 출연했는데 못보셨나요? 하하. 콘서트 연습에 매진하고 있죠. 이번 크리스마스 공연부터 연말에는 인천에서 콘서트가 있어요. 내년 1월 4일에는 캐나다 벤쿠버에서 공연을 하고 8일과 9일에는 토론토에서 공연을 하죠. 3월 5일에는 호주 시드니 오페라하우스에서 콘서트를 해요. 연습을 게을리 할 수가 없습니다.”
- 올해 활발한 활동을 하셨는데..과로로 입원까지 하셨잖아요. 건강은 괜찮은지
“건강에는 문제가 없어요. 천식기가 좀 있어서 감기를 정말 조심해야해요. 꽃가루라도 들어가면 바로 폐렴에 걸릴 수 있거든요. 아무튼 지금은 문제없이 건강합니다. 많이들 걱정해주셔서 감사했다는 말 드리고 싶어요.”
- 이번 콘서트에 대해 좀 소개해주세요.
“타이틀은 ‘더 베스트 라이브’에요. 사실 원래 제목은 ‘베스트 라이브 써리원(31)’이었죠. 하하. 서른 한곡의 골라듣는 재미가 있다는 의미였어요. 그래서 포스터를 보면 제가 들고 있는 케이크에 31이라는 숫자가 있죠? 음 이번 공연은 그간 제가 들려드린 곡들 중 명곡만을 추려 선보여요. 말 그대로 ‘베스트’죠.”
- 세트리스트에 넣지 못해 아쉬운 곡도 있을 거 같아요.
“맞아요. 콘서트 구성을 하다보면 어쩔 수 없이 빼야하는 곡들이 있죠. 이번에는 ‘오직 너뿐인 나를’이나 ‘서쪽하늘’, ‘듣고 있나요’를 못 넣어서 좀 아쉬워요. 이번 세트리스트가 사실 4일 동안 하기는 조금 무리가 있는 구성이긴 해요. 2시간 30분 하는데 빡센 래퍼토리죠. 짜임새 있게 구성이 돼있기 때문에 마음껏 즐기실 수 있을 거예요.” (인터뷰②에서 이어집니다..
- 이승철 콘서트만의 특별한 점이 있을까요?
“공연장 자리에 앉은 관객들을 보면 알겠지만, 연령층이 정말 다양해요. 외로운 솔로부터 할아버지와 함께 온 손주, 연인과 가족들도 공연에 오시죠. 다양한 연령층이 공감하고 아는 노래들이 공연에서 선보여지기 때문일 거예요. 저도 그런 것을 알기에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어주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죠.”
- 이번 공연에서 베스트 곡들을 선보일 예정인데..특히 애정이 가는 곡이 있나요?
“아낀다기보다 30년 동안 가장 사랑 받은 곡이 ‘희야’가 아닌가 싶어요. 나를 있게 해준 곡이고 팬분들에게 호응도도 가장 좋은 거 같아요. 조용필 형님의 ‘기도하는~’ 이거에 버금가는 노래인 거 같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혹시 공연에서 가장 신경쓰는 부분이 있다면?
“쉴틈 없는 구성이죠. 마가 끼지 않는 쉴 틈 없는 구성이 중요한 거 같아요. 팬들이 좋아하는 히트곡이라도 연결이 안 되면 마가 뜰 수밖에 없어요. 실제로 제 곡들을 다 못하잖아요. 이번에도 ‘듣고 있나요’, ‘서쪽하늘’ 이런 곡들이 구성상 흐름상 안 맞기 때문에 빠졌어요.”
- 조용한 발라드로만 구성이 된 건 아니군요?
“공연을 보면 사실 발라드가 많기 때문에 조용할 거라 생각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아요. 뒤에는 관객분들이 다 같이 일어나서 춤을 추고 즐겨주세요. 처음 오시는 분들은 놀라고 가시는 분들도 많아요.”
- ‘라이브의 황제’라는 타이틀이 늘 따라다니는데..
“감사한 일이죠. 노래도 중요하지만 저는 공연 전체의 작품성을 더 중요시 생각해요. 노래를 잘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거고, 무대 구성과 콘셉트에 대해서도 정말 많이 고민하고 신경 쓰죠. 퀼리티 높은 콘서트를 보여드려야하기 때문에 일 년에 세 번씩 콘셉트를 바꿔요. 매 시즌마다 세트를 바꾸고 곡의 편곡도 다 바꾸면서 신경을 쓰죠. 그러다보니까 제 콘서트의 전반적인 부분을 좋게 평가해주시고 그런 호칭을 달아주신 거 같아요.”
- 올해 좋은 일 많이 했다. 특히 ‘나는 대한민국 프로젝트’가 기억에 남는데.
“솔직히 몸으로 때우는 거 정말 힘들었죠. 하하. 아마 매년하게 될 거 같아요. 작년에 너무 좋았거든요. 대국민 참여 프로젝트라서 내년에 더 크게 할 거 같은데, 불러준다면 당연히 계속 해야죠. 일단은 대한믹국 국민이 다 같이 모여 대합창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처음이었던 것 같아요.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을 총 망라해 모두를 하나로 모이게 한 것 같아요. 대한민국의 날개짓이 아니었나 생각이 듭니다. 보면서도 뿌듯했고 내년에는 좀 더 많은 분들이 참여하고 많은 곳에서 울려 퍼지길 바라고 있어요.”
- 40팀의 가수를 직접 만나서 프로듀싱 했잖아요..인상 깊었던 팀이 있나요
“요즘 아이돌들은 정말 거의 다 잘한다. 의외로 장미여관이 좋더라고요. 굉장히 국민들과 호흡이 잘 되는 팀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씨스타도 좋았어요. 멤버 구성이 탄탄하게 잘 돼 있는 팀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백지영이 가진 블루스에 놀랐어요. 40명의 가수가 부르지만 돋보이더라고요. 여러 명이 함께 부를 때 유독 튀어나오는 가수들이 있는데 백지영이 그랬던 거 같아요.”
- 아프리카에 학교를 짓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번 공연의 수익금 일부도 이 프로젝트에 쓰일 거예요. 아프리카 차드에 학생들을 위한 학교를 짓는데 쓰일 예정입니다. 6년 전부터 이곳에 수익금 일부를 기부하고 있어요.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중 한 곳이죠. 故 박용하 군과 친분이 있어서 아프리카 차드에 처음으로 시작했는데, 박용하 군이 세상을 뜨고 제가 행사에 대신 참관했어요. 그렇게 인연이 시작됐고 감동을 받아서 저만의 약속을 했죠. 굿네이버스와 함께 10개의 학교를 세우는 프로젝트를 시작했고, 덕분에 현지의 3000명이 교육을 받을 수 있었어요.”
- 공익 활동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는 이유는 뭔가요?
“노래를 하는 이유가 달라진 것 같아요. 가수 개인의 희망이나 욕심이 때문이 아니라는 거예요. 30주년이 됐는데 받은 사랑을 돌려주고자 하는 생각입니다. 30년 차 가수로서 사회에 환원할 수 있는 책임감을 갖는 것. 그게 공인의 자세가 아닌가 생각해요. 또 워낙 어렸을 때 사고 많이 쳤잖아요. 후배들에게도 실수는 있었지만, 반성을 동반한 노력이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그들에게도 선배로서 귀감이 되고 선례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었죠.”
- 내년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인천을 마지막으로 31일 날 국내 공연을 끝내고, 내년 월드투어 시작해요. 내년 7월 2일에 30주년 기념 공연 잠실 주경기장에서 할 예정이고요. ‘나는 대한민국’ 프로젝트나 다른 공익적인 활동 참여도 꾸준히 할 생각이고요. 늘 똑같은 행보지만 다른 행보를 보여드리려고 노력하겠습니다.”/joonamana@osen.co.kr
[사진] 진앤웍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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