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해를 ‘양꼬치엔 칭따오’로 뜨겁게 달군 정상훈이 ‘비정상회담’에 등장했다. 고정으로 출연하던 tvN 'SNL 코리아‘에서 엉터리 중국어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일약 스타덤에 오른 그에게는 18년이란 긴 무명생활이 있었다. 이 시간동안 정상훈은 꾸준히 무대에서의 경험을 쌓아왔고, 그 내공은 결국 긍정적인 믿음과 만나 시너지를 일으키며 무명배우 정상훈의 인생을 역전시켰다.
지난 28일 방송된 JTBC 예능프로그램 ‘비정상회담’에서는 한국 대표로 참여한 정상훈과 일일 비정상대표 볼리비아의 마우리시오 로아이자, G11이 2015년 세계의 빅이슈를 주제로 열띤 토론을 펼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정상훈은 등장과 동시에 엉터리 중국어와 일본어, 독일어까지 선보이며 스튜디오를 초토화시켰다. 이어 그는 소설 ‘돈키호테’를 원작으로 한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의 넘버를 타고난 연기력과 탄탄한 가창력으로 완벽하게 소화하며 뮤지컬 배우다운 면모를 뽐냈다.
하지만 정상훈이 열창한 노래는 극중 주인공 돈키호테가 부르는 노래였고, 유세윤이 “정상훈 씨가 하는 게 아니냐”라는 질문을 던지자 “(저는) 바로 다음 파트인 산초로 나온다”라고 답했다. 이에 MC들이 장난 섞인 타박을 하자 정상훈은 언젠가는 늘 맡아왔던 산초가 아닌 돈키호테라는 역할을 꼭 해보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고, 그의 진지한 모습에 스튜디오에 자리한 이들은 응원의 박수를 보냈다.
이후에도 정상훈의 활약은 계속됐다. 올 한해를 되돌아보며 한국에서 벌어진 주요 이슈와 신조어, 유행어 등을 이야기하는 그에게 MC들은 이미 ‘비정상회담’에서 다뤄진 것들이라며 구박 아닌 구박을 했지만 정상훈은 이에 굴하지 않고 재치 넘치는 입담을 펼쳤다. 또한 아이를 가진 아버지로서 메르스 때 겪었던 아찔했던 경험이나 메르스와 마찬가지로 공연계에 큰 타격을 준 2009년 신종플루 유행 당시 관객 8명을 앞에 두고 공연했던 경험, 프리미어 12 한일전의 극적인 역전승을 계기로 서먹했던 영화 관계자들과의 모임이 단번에 훈훈하게 변해버린 이야기 등 주제와 밀접한 생생한 이야기들로 눈길을 끌었다.
이어 다가올 2016년에 대해 희망적이다vs아니다를 놓고 즉석 표결이 펼쳐졌다. 이에 장위안과 안드레아스는 모든 것은 마음에 달렸다며 미래를 긍정적으로 예측했고, 정상훈 역시 이들의 말에 동감했다. 그는 “제가 이렇게 잘 된 게 올해 4월 넘어서였다. 18년 동안 무명생활을 거치면서 ‘나는 잘 될 거야’라는 주문을 걸었다. 잘 될 것을 대비해서 공부를 해야 되겠다고 느끼고 무대도 떠나지 않고 쌓아왔다. 결국은 올해 ‘양꼬치엔 칭따오’가 잘 됐다. 잘 될 거라는 믿음을 가지면 언젠가는 잘 된다”라며 지금의 정상훈을 있게 한 굳건한 긍정의 힘을 증명했다.
그에게도 앞이 보이지 않아 좌절하고 싶은 순간이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정상훈은 어둠 속에서 좌절하고 주저앉아 있는 대신 부족한 무언가를 채우기 위해 달리고 또 달렸다. 아마 오늘도 그는 새로운 목표를 꿈꾸며 또 다시 자신을 향한 주문을 걸고 있을지 모른다. 산초 정상훈이 돈키호테 정상훈이 되는 그 날까지, 그의 도전과 노력이 계속되길 응원해본다.
한편 ‘비정상회담’은 각국의 청년들이 모여 다양한 주제로 토론을 벌이는 프로그램이다. 매주 월요일 오후 10시 50분 방송. / nim0821@osen.co.kr
[사진] ‘비정상회담’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