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톡톡] '응팔' OST엔 어떻게 들어가요?
OSEN 선미경 기자
발행 2015.12.30 09: 11

드라마 OST의 반란이다. 전곡이 인기를 끌면서 신곡을 제치고 음원차트 상위권에 단단하게 자리 잡은 모습이다. 이쯤 되면 '응답하라 1988'의 OST 한 곡 부르는 것이 여러모로 더 큰 효과를 볼 수 있는 셈이다.
'응답하라 1988'의 OST 중 가장 인기를 끄는 곡은 밴드 혁오의 보컬 오혁이 부른 '소녀'다. 드라마 전개 중 가장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주인공 덕선(혜리 분)과 정환(류준열 분)의 러브라인에 삽입되는 테마로, 발매 한 달이 넘었음에도 불구하고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무엇보다 오혁의 절제된 보컬이 곡의 분위기를 최대한 살려냈다는 반응이다.
이어 이적의 '걱정말아요 그대'와 박보람의 '혜화동(혹은 쌍문동)' 역시 꾸준히 인기를 얻으면서 롱런 중이다. 국내 최대 음원사이트인 멜론을 비롯해 지니, 소리바다, 엠넷, 올레뮤직, 벅스, 몽키3, 네이버뮤직 등 주요 8개 음원사이트 실시간차트를 점령한 곡들이다. 톱10에 많게는 7곡까지 이름을 올리고 있어 '응답하라 1988'의 인기를 실감케 한다. 드라마와 함께 OST까지 오래 공들여 기획한 만큼 그야말로 '대박' 성공을 거둔 것.

OST가 흥행하면서 해당 곡을 부른 가수들도 다시 한 번 주목받고 있다. 올 여름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의 가요제에 출전하면서 대중적인 인기를 얻게 된 오혁은 '소녀'로 다시 한 번 1위 가수가 됐다. 박보람 역시 데뷔곡 '예뻐졌다'에 이어 롱런 히트곡을 탄생시켰고, 소진을 걸그룹 걸스데이가 아닌 솔로 보컬로서 재평가받을 수 있는 기회를 잡게 됐다. 잘 맞는 인기 OST 한 곡으로 얻은 효과다.
이토록 열광적인 반응을 얻고 있는 '응답하라 1988'의 OST, 그렇다면 왜 이 가수들이 선택됐을까.
아무래도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곡의 색깔과 맞는 보컬이다. 오디션 프로그램에서도 노래를 잘하든 못하든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가창자의 개성, 보컬이 가지고 있는 색이다. 그만큼 보컬의 색에 따라 노래의 전체적인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인데, '응답하라 1988' OST 제작팀 역시 드라마에 어울리도록 곡을 가장 잘 살려낼 수 있는 가수들을 중점적으로 찾았다. 예를 들어 오혁의 목소리로는 사랑의 설렘을, 이적과 김필의 보컬로는 위로를 주는 것처럼.
'응답하라 1988'의 OST 제작팀 마주희 팀장은 "드라마 기획 단계부터 OST도 같이 기획했다. 신곡을 제작하는 다른 드라마에 비해 시간도 많이 들어간 셈이다. 드라마의 감정선을 헤치지 않고 잘 타고 가게끔 하는데 중점을 뒀다"라면서, "가창자들은 노래의 색깔에 맞는 사람을 선정하는 것이 중요했다"라고 밝혔다.
마 팀장은 "오혁이 부른 '소녀'는 러브테마이기 때문에 여심을 잡을 수 있는 목소리가 중요했고, '청춘'과 '걱정말아요 그대'는 위로를 전할 수 있는 보컬이 필요했다"라며 "박보람이 부른 '혜화동(혹은 쌍문동)'은 원래 남자 가수의 곡인데, 여자 노래로 하면서 깨끗한 목소리를 찾았다. 가수의 톤과 가사의 이미지와 노래의 색깔이 잘 맞아야했다"라고 설명했다. /seon@osen.co.kr
[사진]CJ E&M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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