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데뷔해 올해 처음으로 1위 가수가 됐다. 뒤늦게 빛을 본 터라 무대와 팬들의 소중함을 누구보다 절실하게 아는 비투비다. 하지만 SBS '가요대전'은 그런 비투비를 두 번 울렸다.
27일 오후 서울 삼성동 코엑스 D홀에서 '2015 SBS 가요대전'이 열렸다. 2부 무대에 오른 비투비는 돌출된 중앙 무대에서 지난 여름에 발표한 '괜찮아요'를 부르기 시작했다.
첫 파트인 육성재의 목소리가 들렸지만 카메라는 멤버들의 뒤통수만 찍었다. 카메라 뿐만 아니라 음향에도 문제가 있는지 멤버들은 연신 인이어를 만졌다. 잡음이 큰 듯 결국 멤버들 대부분 인이어를 빼고 노래했다.
가장 큰 상처는 한 현장 스태프의 목소리였다. 노래 중간 "얘넨 왜 또 뮤지컬을 하고 있어?"라는 코멘트가 안방 시청자들에게도 들렸을 정도니 멤버들의 귀에 들어간 건 당연지사.
4분이 넘는 노래를 방송 시간상 3분 이내로 줄인 건 백 번 이해한다쳐도 비투비에 대한 제작진의 배려는 찾아 볼 수 없었다. 그럼에도 멤버들은 프로답게 주어진 무대에 최선을 다했다.
무대를 마친 뒤 리더 서은광은 인터뷰를 위해 다른 가수들과 다시 등장했다. 팬들은 이 부분을 주목했다. 평소 밝고 에너지 넘치기로 유명한 서은광이 다른 가수들 뒤에서 남몰래 크게 한숨을 쉬는 게 보인 것.
팬들은 현장 스태프에게 비꼬는 듯한 말을 들은 서은광이 낙담한 거라고 보고 있다. SBS 측이 "우리쪽 스태프 목소리는 아닌 걸로 알고 있다"고 발을 뺀 상황이라 팬들의 분노는 더욱 거세다.
예상치 못한 방송 사고였다손치더라도 SBS는 지난해에 이어 비투비에게 두 번이나 아픔을 안겼다. 지난해엔 비투비가 에이핑크의 '미스터 츄' 무대에 루돌프 옷을 입고 나와 댄서로 전락했고 본인들의 곡 '울면 안 돼' 무대는 편집에 제목 오류 표기까지 수모를 당했다.
연말 가요 축제 무대에 참석하는 건 가수들에게도 뜻깊은 일이다. 한 해를 마무리하고 팬들에게 받은 사랑에 보답하고자 스페셜 무대를 구상하며 특별한 볼거리를 준비하곤 한다.
비투비 역시 단독 콘서트 마무리에 해외 일정까지 소화하고서 '가요대전'에 참석했다. 하지만 돌아온 건 '굴욕'뿐이었다. 2년 연속 비투비를 울린 SBS가 야속한 팬들이다. /comet568@osen.co.kr
[사진] '가요대전'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