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찹쌀떡'이 취향저격? 이 오묘한 중독성에 사로잡힌 한 해다.
올해도 수많은 신곡들이 쏟아졌다. 여름 걸그룹 대전이 끝난 후 하반기에는 대형 컴백들이 이어졌다. 또 겨울을 맞아 SM의 윈터송 공격이 이어졌다. 더불어 케이블채널 tvN 금토드라마 '응답하라 1988' OST의 습격까지 더해지면서 가요계는 어느 때보다도 풍성했다.
하루에도 몇 곡씩 쏟아지는 신곡 공세 속에서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은 곡은 뭘까. 음원차트 성적에서는 단연 빅뱅이 앞섰다. 빅뱅의 곡 '뱅뱅뱅'과 '루저', 그리고 '배배'가 큰 인기를 끌었다. 무엇보다 빅뱅의 곡은 특유의 감성을 표현한 재치 있는 가사가 중독성을 높였다.
올 한해 가요계를 정리하면서 음원차트 순위가 아닌, 가사로 중독성을 높인 '올해의 한 구절'을 꼽아봤다.
# "우리 궁합이 찹쌀떡"…빅뱅의 섹시한 유머
올해 가요계 최고의 가사는 누가 뭐래도 빅뱅의 '배배'다. 빅뱅이 아니면 이 새하얀 '찹쌀떡'이 이렇게 섹시하게 느껴질 수 있을까. 지난 5월 발표한 싱글 'M'의 '배배'는 사랑에 빠진 남자의 찬양을 담은 곡이다. 다소 닭살스럽게 느껴질 수 있는 가사들이지만 빅뱅의 입을 타고 전해지니 여간 섹시한 게 아니다. 은유적이면서도 재치 있는 가사는 이 오묘한 매력의 곡을 더욱 독특하고 매력적으로 살려냈다.
'배배'의 가사가 전체적으로 매력적이지만 무엇보다 '찹쌀떡'을 외치는 노래 후반은 빅뱅식 재치의 정점이다. '찹쌀떡 우리 궁합이'를 외치는 지드래곤의 섹시함은 노래의 매력을 두 배로 끌어올렸다.
'배배'와 함께 올해 음원 순위 1위를 기록한 '뱅뱅뱅'의 후렴구 역시 인상적이다. '뱅뱅뱅 빵야 빵야 빵야'로 이어지는 가사가 빅뱅스럽다. 빅뱅이 아니면 이렇게 맛깔나게 살려내기 힘들 가사다.
# "~전해라"…이애란의 인생역전
하반기 최고의 깜짝 스타는 가수 이애란이다. 이른바 '짤방'으로 무명에서 단숨에 대중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대세 스타가 됐다. '짤방' 스타로 거듭난 이애란은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에 출연하는가 하면, SBS '스타킹'에도 모습을 드러내며 전국구 스타임을 입증했다.
이애란을 스타로 만들어준 것도 바로 노래 가사. '백세인생'의 가사 중 '못간다고 전해라'라는 가사가 화제를 모았다. 인기를 얻으면서 '~전해라'라는 표현은 올 하반기를 가장 뜨겁게 달군 유행어로 등극했다.
# "양화대교"…자이언티의 진심
가수 자이언티의 곡 '양화대교'는 사실 올해가 아닌 지난해 9월 발표된 곡이지만, 올해 유독 더 많이 인기를 얻었다. 자이언티 역시 "지난해 발표한 곡이지만 올해 정말 많이 불렀다"라고 말했을 정도. 자이언티가 '무한도전' 가요제에 출연하게 되면서 다시 화제를 모았고, 음원차트 역주행을 기록하면서 올해 음원순위 14위에 오르는 저력을 발휘했다.
이 곡의 매력은 자이언티의 보컬과 감성이지만 자신의 이야기를 녹여낸 자이언티의 진심이 대중의 공감을 얻었다. 그 중에서도 이야기에서 가장 핵심적인 '양화대교'라는 단어에 함축적으로 모든 이야기와 감성이 담겨 감동을 전해줬다. 양화대교를 건너면서 꼭 들어야 하는 곡으로 꼽힌다.
# "너는 내 취향저격"…아이콘의 승부수
"너는 내 취향저격". YG의 신인 보이그룹 아이콘은 데뷔 전부터 누나들의 마음을 단단히 사로잡았다. 10월 데뷔 직전 발표한 웜업 싱글 '취향저격'은 감미로운 감성으로 인기를 끌었는데 특히 '취향저격'이라는 제목과 가사가 강한 인상을 남기는데 성공했다. "너는 내 취향저격 내 취향저격"으로 시작되는 이 곡은 광고에도 삽입되면서 아이콘의 존재감을 입증했다.
아이콘은 이 곡을 그룹 대표곡으로 만들면서 연일 차트 1위를 이어갔다. 특히 정식 데뷔 전부터 음원차트와 음악방송에서 1위를 하는 저력을 발휘하기도 했다.
# "덤덤덤덤 덤덤"…레드벨벳의 중독성
걸그룹 레드벨벳은 올해 멤버 예리가 합류, 5인조로 재편된 후 뜨거운 인기를 얻고 있다. '아이스크림 케이크'부터 '덤덤(Dumb Dumb)'까지 활발하게 활동하면서 차곡차곡 팬덤을 쌓고, 대중적인 인지도를 높였다.
그 중에서도 '덤덤'은 중독적인 가사로 많은 사랑을 받은 곡이다. "Dumb Dumb Dumb Dumb Dumb Dumb"이란 독특하면서도 귀여운 표현으로 중독성을 높였다. 또래의 맞는 소녀스러우면서도 사랑스러운 매력까지 담아낸 표현이다. 한 번 들으면 잊기 힘든 독특하고 중독적인 가사로 강한 인상을 남긴 레드벨벳이다.
# "메 구스따스 뚜"…여자친구의 7전8기
신인 걸그룹 여자친구는 올해 데뷔곡 '유리구슬'부터 드라마 '냄새를 보는 소녀' OST '우연히 봄', 그리고 두 번째 활동곡 '오늘부터 우리는'까지 활발하게 활동하면서 대박 행진을 이어갔다. 가장 주목받는 신인 걸그룹으로 특히 '오늘부터 우리는'은 여자친구의 대중적인 인지도를 높이는 히트곡이 됐다. 비가 내린 무대에서 멤버 유주가 일곱 번 넘어지고 여덟 번 일어나면서 역주행까지 기록했고, 여자친구를 대표하는 곡이 됐다.
'오늘부터 우리는'은 발매 직후 음원차트 1위를 하면서 인기를 끌었다. 무엇보다 소녀감성을 담안 가사 속 'Me gustas tu gustas tu'라는 표현이 중독적이었다는 반응. 스페인어로 '난 당신을 좋아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 이 표현이 반복되면서 곡을 더욱 사랑스럽게 살려낸 것. 이 곡은 연말까지도 음원차트 20위권에 이름을 올리면서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 /seon@osen.co.kr
[사진]각 소속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