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톡톡] 김구라, 유재석과의 대상 경쟁만으로도
OSEN 라효진 기자
발행 2015.12.29 16: 05

 최근 몇 년새 김구라는 그야말로 ‘산 너머 산’을 경험해야 했다. 과거 인터넷 방송 시절 했던 망언들이 논란이 됐고, 이 때문에 자숙의 시간을 가졌으며, 복귀한 지 얼마 안 돼 십수억원의 빚더미에 앉았다. 아내와도 파경을 맞았다. 그에게 닥친 불행은 끝나지 않을 것처럼 보였다.
혹자는 이를 자업자득이라고 평했다. ‘입으로 흥한 자, 입으로 망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여느 연예인들의 ‘가짜 자숙’과는 달리 깔끔한 과오 인정과 사과, 봉사활동 등을 통한 진실된 반성에 사람들은 점차 그를 향한 응원의 시선을 보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2015년의 막바지, 그는 유재석과 대상 후보로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실로 드라마틱한 재기다. 
김구라는 올해 ‘MBC 공무원’이라 불러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김구라와 함께 성장한 ‘라디오스타’는 물론 ‘복면가왕’, ‘마이 리틀 텔레비전’ 등 올 한 해 MBC를 먹여살린 프로그램에는 전부 김구라가 등장했다. ‘능력자들’ ‘나의 머니 파트너 : 옆집의 CEO들’ 같은 새 프로그램에도 메인 롤로 출연했다. 자연스럽게 ‘기여도로만 따지면 단연 1등’이라는 의견이 중론을 이루고 있다.

그러나 김구라가 만약 대상을 노린다면, 유재석이라는 큰 산이 남아 있음을 부정하기 어렵다. MBC는 물론 대한민국 대표 예능으로 올해 10주년을 맞은 ‘무한도전’의 유재석은 매년 유력한 우승 후보였다. 게다가 ‘무한도전’은 올해 수많은 악재 속에서도 ‘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 등의 특집을 히트시키며 나라를 들었다 놓지 않았나. 김구라는 한 번도 추락한 적 없는 부동의 1위, 유재석의 아성에 도전하게 된 것이다. 물론 김구라가 유재석과 나란히 거론된 적도 많지만, 이번에는 진짜 ‘맞대결’이라고 부를 만 한 좋은 승부다.
김구라는 잃을 것이 없다. 상을 받든 받지 못하든, 상대가 ‘유느님’ 유재석이라면 괜찮은 대결이다. 게다가 2015년 MBC에서 김구라가 세운 공으로만 따지자면 못 받을 상도 아니다. 김구라의 대상 수상에 비난의 화살이 돌아간다면 외려 그것이 납득하기 힘든 상황이 될 듯하다.
입으로 흥했다 망한 자, 다시 입으로 흥했다. 김구라가 고단했던 2015년의 연예대상으로 보상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bestsurplu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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