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정우성과 김하늘이 겨울잠 자고 있던 멜로를 깨운다.
29일 오후 서울 성동구 행당동 CGV왕십리에서 열린 영화 ‘나를 잊지 말아요’(감독 이윤정)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는 정우성과 김하늘을 비롯해 연출을 맡은 이윤정 감독이 참석해 영화와 관련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다.
이날 정우성은 “예고편과 포스터가 먼저 공개되면서 멜로 영화가 모자랐던 시기에 ‘나를 잊지 말아요’에 대한 기대가 커지는 것 같다. 기대감에 어떻게 부응할까 부담감이 생긴다”고 인사말을 전했다. 이어 김하늘은 “저도 지금 완전 완성된 걸 처음 봤다. 약간 얼떨떨하다. 저도 보면서 울었다”고 영화를 본 소감을 전했다.
‘나를 잊지 말아요’는 교통사고 후, 10년간의 기억을 잃어버린 채 깨어난 석원(정우성 분)과 그 앞에 나타난 비밀스러운 여자 진영(김하늘 분), 지워진 기억보다 소중한 두 사람의 새로운 사랑을 그린 감성멜로다. 멜로로 돌아온 정우성과 케미스트리(조합) 여신 김하늘이 첫 연인 호흡을 맞춘다.
‘감시자들’, ‘신의 한 수’ 등 악역과 액션을 선보였던 정우성은 2016년에는 멜로로 포문을 연다. ‘나를 잊지 말아요’에서 정우성이 맡은 역은 교통사고 후 10년의 기억을 잃은 후 친구도, 가족도, 심지어 자신의 존재조차도 흐릿해진 남자 석원.
특히 그는 제작에 참여했던 바. 이와 관련해 “제가 영화사를 만들어놓고 상업적 코드로 만들고 돈 벌어야겠다는 이런 생각으로 이 영화에 접근하진 않았다. 천방지축 제작자라고 얘기할 수도 있겠다”면서도 “선배배우를 보고 함께 작업하고 싶은 마음이 있지만 ‘하지 못 하겠지’라고 단념한 후배의 거리감이 안타까웠다. 그 생각을 깨주고 싶었다”고 작품에 참여한 계기를 밝혔다. 이처럼 그는 신인 감독을 위한 선배배우로서, 여배우를 위한 영화가 없는 상황에서 교훈적인 제작자로서 이번 영화에 참여했던 것.
정우성은 “제작자로 부탁드려야 하냐. 좋은 기사 부탁드린다”며 농담하면서도 “요새 자극적인 소재도 많이 나오지만 이 영화처럼 잔잔하면서도 따뜻한 파장을 일으킬 수 있는 영화도 계속 나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따뜻한 영화가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기대를 당부했다.
드라마 ‘신사의 품격’의 장동건, 영화 ‘그녀를 믿지 마세요’의 강동원, ‘동갑내기 과외하기’의 권상우, ‘7급 공무원’의 강지환 등 함께 하는 작품마다 남다른 케미를 보여줬던 김하늘. 이번 5년 만의 스크린 컴백에서는 정우성과 호흡을 맞춘다.
김하늘은 “이 영화만의 분위기가 있다. 지금까지 한국영화와는 다른 느낌이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처음부터 기억을 잃은 상태에서 시작한다. 기억을 잃은 남자주인공과 기억을 지우고 싶은 여자주인공을 따라가다 보면 퍼즐이 맞춰진다. 그러면서 기억을 잃은 이유에 대해 가슴 깊이 전해지는 부분이 있다”고 영화를 선택한 계기를 털어놨다.
이에 정우성은 “진영의 영화가 되길 바란다. 시나리오를 보면서 그 상처를 이겨내는 강인함과 그것이 어떻게 보면 여성들이 갖고 있는 특유의 강인함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런 여성의 강인함을 진영이 대표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진영 캐릭터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영화에서는 석원의 메마른 회색빛의 세상이 진영을 만나면서 분홍빛으로 변화한다. 이처럼 회색빛이었던 정통 멜로 장르에 대한 아쉬움을 ‘나를 잊지 말아요’가 달래며 2016년을 핑크빛으로 만들지 귀추가 주목된다. ‘나를 잊지 말아요’는 오는 2016년 1월 7일 개봉한다. / besodam@osen.co.kr
[사진] 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