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가 스포지만, 픽션이 가미된 만큼 예측불허다.
현재 방영중인 SBS 월화드라마 '육룡이 나르샤'는 역사 속 인물 이성계(천호진 분), 정도전(김명민), 이방원(유아인) 등을 중심으로 흘러간다. 여기에 정몽주(김의성), 조민수(최종환) 등의 인물들도 한 몫 거들고 있는 중.
지난 29일 방송된 내용도 마찬가지다. 이날 개혁의 속도를 놓고 입장차를 보였던 정도전 vs 이방원의 모습과 함께, 새나라 건국 계획을 알게 된 정몽주 vs 정도전의 대립각도 등장했다. 역사대로다.
하지만 이날 시청자의 궁금증을 자극했던 것은 따로 있었다. 이인겸(최종원)을 조종하고, 이성계를 암살하려 했던 의문의 거대 조직 '무명'의 실체와, 고수인 것이 분명해 보임에도 불구하고 매일 배추나 다듬고 있는 '배추남' 홍대홍(이준혁)의 정체가 바로 그것.
특히 홍대홍은 무휼(윤균상)의 스승임은 물론, 홍륜이나 길태미, 길선미 등 당대 최고 검객들의 스승이기도 한 동방쌍룡의 창시자. 때문에 허술하기만 한 그의 정체를 놓고, 앞서 이방지의 스승 장삼봉(서현철)이 찾던 전설의 무림고수 척사광이라는 추측이 많은 상황.
척사광은 고려 최고의 무장으로 손꼽히는 척준경의 유일한 계승자로 아직까지 그 정체가 공개되지 않았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해 소름돋게 만들던 '육룡이 나르샤' 제작진이 홍대홍을 그냥 '배추남'에 머무르게 두지 않을 것이라는 게 이같은 추측을 돕는다.
이보다 어쩌면 더 큰 반전은, 이런 모두의 예상을 산산조각내고 홍대홍이 진짜 그냥 아무것도 아닌 '배추남'으로 드라마가 마무리 될 때다. 그러니, 홍대홍이 척사경이든, '무명'의 숨겨진 수장이든, 아니면 결국 아무것도 아니든, 결국 그의 존재는 '반전' 그 자체가 될 수 밖에 없는 운명이다.
방송 말미 차회 예고편에서는 오랜만에 진지한 표정으로 무명의 조직에 의해 살해된 것으로 보이는 시신을 꼼꼼하게 살피는 홍대홍의 모습이 잠깐 등장해 기대감을 더했다.
한편, '육룡이 나르샤'는 조선의 기틀을 세운 철혈 군주 이방원을 중심으로 한 여섯 인물의 야망과 성공 스토리를 다룬 팩션 사극이다. 매주 월, 화요일 오후 10시 방송. / gato@osen.co.kr
[사진] '육룡이 나르샤'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