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문제적 남자' 김구라, 대상이 더욱 의미가 있는 건
OSEN 박판석 기자
발행 2015.12.30 13: 19

김구라의 2015년은 파란만장했다. 공황장애로 인해 방송활동을 중단하고 1월에 복귀했다. 그리고 지난 8월 25일 18년간의 결혼생활을 끝내고 협의 이혼한 사실을 밝혔다. 그러면서도 쉬지 않고 방송 활동을 이어왔다. 김구라의 대상은 평생을 따라다닐 과거의 행적들과 이혼이라는 개인적인 아픔을 회피하지 않고 사과하고 웃음의 소재로 활용하면서 얻어낸 결과이기에 그의 대상은 더욱 값지다.
지난 29일 서울 상암동 MBC 사옥에서 열린 ‘2015 MBC 연예대상’ 시상식에서 김구라가 데뷔 22년 만에 대상을 받았다. 김구라는 대상 수상 직후 같은 대상 후보였던 유재석에 대한 경외심과 과거 자신의 막말에 대한 사과 그리고 대상을 받게 해준 프로그램을 함께 만든 스태프들에게 고마움을 표현했다. 끝으로 소속사 대표와 가족들을 언급하며 대상 수상 소감을 마무리했다. 차분하지만 수상의 기쁨을 꾹꾹 눌러서 담아낸 소감이었다.
김구라의 이번 수상은 유재석을 이긴 결과가 아니라 김구라만의 방송 스타일을 인정받은 결과다. 김구라의 방송 스타일은 상대방을 불편하게 만들기도 하고 돈이나 가족 같은 금기시 되는 지점들을 언급하는 공격적인 스타일이다. 그렇기에 그의 방송 스타일을 싫어하는 시청자들도 존재한다. 그렇게 공격적이고 불편하게 만드는 반면에 감춰진 끼를 가지고 있지만 표출해내지 못하는 사람을 적극적으로 밀어주면서 시너지를 만들어 내기도 한다. 그의 심장 같은 프로그램 ‘라디오스타’와 시작부터 함께한 ‘마리텔’에서 그런 모습이 특히 더 잘 드러났다.

평생을 따라다니는 과거의 막말들과 이혼이라는 개인적 아픔과 MC 그리와의 관계 등 개인적인 이야기들이 모두 공개된 상황에서 오로지 방송만을 생각하는 김구라의 태도도 대상 수상에 한몫했을 것이다. 김구라는 방송을 통해 과거의 잘못에 대해 기회가 있을 때마다 사죄하고 이혼과 공황장애에 대한 아픔도 개그 소재로 승화시켜왔다. 적어도 방송과 방송 바깥의 태도가 다르다고 느껴지지 않게 행동을 해왔다. 적어도 진실 되게 방송을 대했기에 말도 많고 문제도 많았던 그의 대상 수상이 더욱 의미가 있다.
2015년 MBC에서 김구라의 활약은 객관적으로도 뛰어났다. 52주 연속 시청률 1위를 차지하고 있던 KBS 2TV ‘슈퍼맨이 돌아왔다’를 잡은 ‘일밤-복면가왕’을 이끌었고, 시청률 보다 나올 때마다 실검을 장악하는 화제의 프로그램 ‘라디오스타’와 ‘마리텔’에서 심장 같은 역할을 해왔다.
거기에 정형돈의 하차로 위기를 맞은 ‘능력자들’을 궤도에 올려놓았다. 거기에 더해 문을 닫기는 했지만 떼 토크 전성시대를 열었던 ‘세바퀴’의 시작과 끝을 함께했다. 1인자 유재석도 지난 12일 방송된 ‘무한도전’에서 올해 MBC 대상은 김구라라고 인정한바 있을 정도로 하는 프로그램마다 모두 성과를 거뒀다.
연예인도 한 명의 사람으로서 잘못했으면 그에 합당한 비난과 벌을 받고, 잘했으면 칭찬을 받아야 한다. 2015년의 김구라는 대상이라는 칭찬을 받을만했다./pps2014@osen.co.kr
[사진] '2015 MBC 연예대상'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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