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방송연예대상이 김구라의 대상으로 막을 내렸다. 올 한해 큰 인기를 누렸던 MBC 프로그램이 많은 만큼 온갖 공동 수상과 정체 불명의 상들이 쏟아지며 지루한 시상식이 펼쳐졌지만, 그래도 시상식 중간 중간에 시청자들을 웃기고 울린 명장면이 있다. 김영철의 뭉클했던 최우수상 소감부터, 유재석의 대상을 못 받을 것이라는 예측까지, 떡돌리기 수상이긴 했어도 즐겁고 감동적이었던 순간을 모아봤다.
# 유재석: 대상은 아닌가봐요?
유재석이 이끄는 ‘무한도전’은 올해 10주년을 맞았다. 지난 29일 열린 방송연예대상에서 대상 만큼 값진 수상은 ‘무한도전’이 챙겨갔다. 시청자가 직접 뽑은 올해의 프로그램상, 그리고 MBC가 안기는 공로상을 ‘무한도전’이 수상했다. 유재석은 공로상 수상 후 “대상 아닌가봐요?”라고 특유의 재치를 발휘해 시청자들을 웃게 했다. 김구라와 함께 강력한 대상 후보였던 그의 농담은 시상식을 빛내는 유재석의 힘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 됐다.
# 박명수의 장난스러운 발끈
이날 시상식의 가장 큰 재미는 ‘대상 후보 낚시질’이었다. MBC는 시상식 전 예고를 통해 유재석, 박명수, 김구라, 김영철 중 영광의 주인공을 물었다. 모두들 네 사람이 대상 후보라고 생각했지만 실제 대상 후보는 유재석과 김구라였다. 현장에서 이 같은 상황을 알게 된 박명수는 장난스럽게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우리 가족은 뭐가 되나?”, “상 안 주더라도 후보에만 넣어달라”라고 발끈하며 당황한 김영철과 마찬가지로 시청자들에게 큰 재미를 선사했다.
# 김영철의 뭉클했던 수상 소감
김영철은 최우수상을 받고 눈시울이 붉어졌다. 상복이 많지 않았던 김영철은 “이해하지 못 할 수도 있지만 ‘진짜 사나이’를 하면서 힘들 때면 상을 줄 것 같아서 4월부터 시상식을 연습했다”고 말했다. 그는 “오버하고, 김칫국 마시고, 그게 저였다”면서 “‘진짜 사나이’ 작가에게 정말 비호감 딱지를 뗄 수 있겠냐고 묻자 제가 비호감이었던 적이 없다고 말했다. 시청자들이 제게 익숙해지는데 오래 걸렸을 뿐이라고 했다”라고 그동안의 속상했던 감정을 토로했다. 특히 “저는 상이라는 것을 정말 받아보고 싶었다”고 진심 어린 고백을 하기도 했다. 김영철은 올해 ‘진짜사나이2’와 ‘무한도전’ 게스트 출연을 통해 큰 활약을 했고, 받을 만한 큰 상을 수상했다. 그의 공로를 알기에 감격스러운 순간 전한 진심이 더욱 감동을 선사했다.
# 보고 싶다 정형돈
건강 이상으로 잠정적으로 ‘무한도전’에서 빠진 정형돈을 찾는 목소리는 컸다. 하하는 버라이어티 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하고 “특히 마음이 좀 안 좋아서 쉬고 있는 정형돈, 형돈이형이 돌아왔으면 좋겠다. 너무 힘들다. 더 이상 뽑을 수가 없다”라고 진솔한 소감을 전했다. 정형돈의 하차 후 빈자리를 채울 수조차 없는 ‘무한도전’의 힘든 상황과, 정형돈에 대한 애정이 묻어나는 하하의 소감은 시청자들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 김성주, 예능인을 향한 위로
김성주는 토크쇼 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한 후 JTBC ‘냉장고를 부탁해’에 함께 출연 중인 정형돈을 걱정했다. 그는 “이상하게도 내가 아끼는 사람들 중에는 유독 공황장애를 앓고 있는 사람이 많다. 이경규 선배와 김구라, (정)형돈이. 그리고 사랑하는 아내까지도 공황장애를 겪었다”라고 고백했다. 또한 그는 “사실 나도 예전에는 예능인들은 놀면서 돈 버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큰 스트레스 속에서 약까지 먹어가며 팬들을 웃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라고 예능인의 노고를 위로했다. / jmpyo@osen.co.kr
[사진] 방송연예대상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