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톡톡] 반전 드라마보다 짜릿했던 김영철의 2015년
OSEN 이소담 기자
발행 2015.12.30 13: 19

 “힘을 내요 슈퍼파워~”
예상치 못한 타이밍에 터졌던 유행어처럼, 개그맨 김영철의 전성기는 예상치 못한 타이밍에 ‘빵’하고 터졌다. 데뷔한 지 16년 만의 일이다.
김영철은 지난 1999년 KBS 공채 코미디언으로 데뷔했다. 몸속에 ‘오버 DNA’를 갖고 있다는 말이 우스갯소리로 들리지 않을 만큼 그의 트레이드마크는 오버해서 남을 따라하는 것이었다. 하춘화, 보아, 김희애 등이 대표적인 희생양(?)이었다. 인지도는 제법 있는 개그맨이었지만 그를 떠올릴 때면 눈을 희번덕거리게 뜨고 “세월이 야속해”라고 외치는 모습만이 생각나는 것은 분명 아쉬운 지점이었다.

개그맨 인생에서 또 다른 한방이 필요하던 시점 결국 하나가 터졌다. 지난 2월 21일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에 출연하면서다. 당시 방송에서도 역시나 끊이지 않는 수다로 게스트 서장훈을 기함케 한 바. 전 농구선수 현주엽을 향해 “힘을 내요 슈퍼파워~”라며 읊조린 노래로 폭소를 자아냈다. 막 던진 100개 중에 1개여도 상관없었다. 중독성 있는 것은 물론 어디든 응용 가능해 이후 크게 유행하기 시작했다.
유행어 한 개가 일으킨 나비효과는 거대했다. 이후 ‘일밤 - 진짜 사나이 2’(이하 ‘진짜사나이’)에 출연한 김영철은 과한 수다로 팀에 피해를 끼쳐 비호감으로 다시 전락하는 것이 아닐까 우려를 사기도 했지만 기우였다. ‘진짜사나이’는 예능프로그램 중에서도 체력적으로 가장 힘들기로 유명하다. 그러나 김영철은 자신도 고된 훈련에 지친 가운데 동료들에게 끊임없이 웃음을 선사하며 힘을 밀어 넣어줬다. 이처럼 ‘오버 DNA’는 눈만 뜨고 있어도 웃음이 나는 ‘해피바이러스 DNA’로, 비호감은 호감으로 변화한 것은 단순히 운 때문만은 아니었다.
그렇게 날개를 단 김영철은 결국 결실을 맺었다. 지난 29일 오후 열린 ‘2015 MBC 연예대상’에서 MBC 예능 ‘진짜 사나이’, ‘나 혼자 산다’를 통해 버라이어티 부문 남자 최우수상을 수상한 것. 이날 그는 “제가 원했던 그림이다. 그동안 시상식에 올 일이 없었다. 저는 오늘 사실 우수상을 주셔도 좋았고 어떠한 상도 좋았다. 감사하다”는 소감을 전했다. 앞서 방송을 통해 대상이 아니면 보이콧하겠다는 다소 당돌한 농담을 날리기도 했지만 시상식에 참석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했던 것이 그의 진심이었다.
지치지 않는 에너지와 긍정의 힘이 16년 만에 통했다. 대상에는 미치지 못한 2등이지만 2015년 한 해 가장 급반전한 스타로는 이견 없이 모두 김영철을 꼽지 않을까. 오랜 시간 인내한 끝에 얻은 소중한 ‘대세’의 자리를 2016년에도 변함없는 모습으로 이어가길 바란다. / besodam@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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