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티켓값은 여느 가수들과 다르지 않다. 그런데 매년 곱절 이상의 값을 해 내는 그다. 이번엔 뮤지컬, 발라드, 어쿠스틱, 댄스에 오케스트라 지휘까지 5배 이상의 볼거리를 완성했다. 3시간이 넘는 콘서트를 이끌며 김준수는 스스로 '공연의 신'임을 입증하고 있다.
29일 오후 8시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김준수의 연말 단독 콘서트 '2015 XIA Ballad&Musical Concert with Orchestra vol.4' 가 열렸다. 타이틀에도 적혀 있듯 김준수는 자신이 출연했던 뮤지컬 넘버들로 공연의 포문을 열었다.
헤어 컬러부터 의상까지 완벽하게 뮤지컬 '데스노트' 속 엘(L) 캐릭터로 변신한 그는 '게임의 시작', '변함없는 진실' 등을 열창했다. 콘서트가 아닌 뮤지컬을 보러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키 충분한 오프닝이었다. 김준수의 카리스마에 객석 팬들은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다.
뮤지컬 섹션에 이어 발라드 타임이 마련됐다. 그는 SBS '육룡이 나르샤' OST인 '너라는 시간이 흐른다'와 고 김광석의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으로 감미로운 목소리를 뽐냈다. 뮤지컬 때와 또 다른 감성이 듣는 이들의 귀를 포근하게 감쌌다.
어쿠스틱 섹션에선 다른 가수들의 노래를 오롯이 자신의 것으로 재해석했다. 다비치의 '오늘따라 보고 싶어서 그래', 현빈의 '그 남자', 윤종신의 '오래 전 그날'로 여심을 사로잡았다. 감미로운 피아노 연주와 기타 선율에 김준수의 목소리가 조화를 이뤄 공연장을 가득 채웠다.
김준수는 이번 콘서트에 60인조 풀 오케스트라와 30인조 합창단을 세웠다. 그리고는 공연 말미 직접 오케스트라의 연주를 지휘하며 마에스트로로 변신했다. 그의 손끝에서 퍼져 나가는 웅장한 오케스트라 선율에 객석은 움직임 하나 없이 무대에 빠져들었다.
마무리는 댄스였다. 김준수는 자신의 노래 'X Song'과 윤하의 '혜성'으로 공연 마지막까지 열기를 더했다. 지난 10월에 발매한 '오에오'를 어쿠스틱 버전으로 부르다가 댄스로 분위기를 바꿔 현장 관객들을 모두 기립하게 만들었다. 흔들림 없는 라이브는 당연했다.
김준수는 지난 2012년 12월 코엑스 공연을 시작으로 올해까지 4회째 'Ballad&Musical Concert'를 진행하고 있다. "온전히 마이크와 내 목소리의 음악만이 존재하는 공연을 해 보고 싶었다"는 그의 바람이 4년째 계속되고 있는 셈이다.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뮤지컬 분야에 뛰어든 아이돌 멤버들은 많지만 연말 솔로 콘서트에 이를 접목시키기란 힘들 터. 게다가 발라드에 댄스까지 소화할 가수는 많지 않다. 아이돌 그룹 출신이자 JYJ 멤버인 김준수이지만 솔로 뮤지션으로서 역량이 있는 그이기에 가능한 공연이다.
이러니 티켓은 당연히 매진이다. 티켓 오픈 5분 만에 3일 공연 전석이 매진된 것은 물론 추가로 마련한 시야 제한석을 포함한 좌석까지 동이 날 정도. 사상 초유의 티켓 대란이 벌어진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60인조 오케스트라, 30인조 합창단, 여기에 댄서들과 게스트까지 100여 명의 인원이 김준수와 무대 위에서 호흡했다. 그리고 31일까지 3일간 2만여 명의 팬들이 그와 함께 뜻깊은 추억을 만들 전망이다. 표가 없어서 못가는 팬들은 그저 아쉬울 뿐이다. /comet568@osen.co.kr
[사진] 씨제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