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김영철은 MBC 방송연예대상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하며 올 한해 큰 인기를 누린 것을 다시 한 번 실감했다. 대상 후보로 알고 부담감을 가지고 시상식을 찾았던 그는 알고 보니 대상 후보가 아니었다는 날벼락 같은 이야기를 듣고도 허허실실 웃기 바빴다. 그리고 최우수상을 받는 감격스러운 순간, 김영철의 눈시울은 붉어져 있었고 평소와 달리 말도 조리 있게 하지 못했다. 그만큼 기뻤고 울컥했기 때문이었다.
김영철은 30일 OSEN과의 통화에서 지난 29일 열린 방송연예대상 뒷 이야기와 1년 내내 장난스럽게 상을 받고 싶다고 이야기를 했던 진짜 이유를 털어놨다.
“대상 후보라는 이야기를 기사로 접하고 웃기기 위해 농담으로 대상을 받고 싶다고 이야기를 했어요. 막상 시상식이 되니 농담이라고 말하기 애매하게 된 거죠. 사실 지난 4월부터 제가 상을 받고 싶다고 이야기를 했잖아요. 큰 상을 바란 것은 아니고요. 작은 상을 받고 싶었어요. 시상식에 가면서 받게 되면 해야 할 이야기를 준비해야 하나 싶었어요. 그런데 친한 작가 누나가 준비하지 말고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준비를 하지 않았죠.”
김영철은 수상 소감에서 “오버하고, 김칫국 마시고, 그게 저였다”면서 “‘진짜 사나이’ 작가에게 정말 비호감 딱지를 뗄 수 있겠냐고 묻자 제가 비호감이었던 적이 없다고 말했다. 시청자들이 제게 익숙해지는데 오래 걸렸을 뿐이라고 했다”며 뭉클해 했다. 그러면서 “저는 상이라는 것을 정말 받아보고 싶었다”고 진심을 밝혔고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안겼다.
데뷔 16년 김영철은 성실함을 무기로 시청자들을 웃기기 위해 과도한 표정을 짓거나 말을 쏟아냈다. 누군가는 그를 불편하게 여겼지만, 웃기기 위해서 노력하는 그의 성실한 자세는 어느 순간 착실한 건 인정해야 한다는 분위기로 바뀌었다. 그리고 올해 김영철은 ‘무한도전’ 게스트와 ‘진짜사나이2’, ‘나 혼자 산다’ 등에 출연하며 데뷔 후 최대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동시에 '오버 DNA'라는 캐릭터도 얻었다.
“막상 무대에 올라가니 무슨 말을 해야할 지 몰라서 말을 뒤죽박죽 했어요. 대상까진 바라지도 않았고요 어떤 상이든 받고 싶었어요. 데뷔 후에 유재석, (강)호동이형이 상을 받는 모습을 보면서 ‘난 언제 올라가지?’라고 생각했어요. 꿈 꿨던 일들이 어제 상으로 이뤄진 거죠. 상을 받지 않더라도 시상식 그 자리에 서고 싶었어요. 그래서 올초부터 상을 받고 싶다고 이야기를 한 거였어요. 그게 진심이었어요. 올해 좋은 상을 받았으니깐 내년에는 상을 받지 않더라도 참석하고 싶어요. ‘무한도전’ 멤버들은 10년 동안 상을 받지 못하더라도 계속 시상식에 참석을 할 수 있었잖아요. 부러웠어요. 시상을 하더라도 시상식에 함께 하고 싶어요. 대신 내년에는 상반기부터 연예대상 이야기를 하지는 않으려고요.(웃음) 하반기부터 할게요.(웃음)”
사실 방송연예대상은 반전이 있었다. 사전에 MBC가 공개한 예고에 유재석, 김구라, 박명수, 김영철 중 영광의 주인공이 누구일지 호기심을 자극하는 질문이 담겼기 때문. 많은 사람들은 네 사람이 대상 후보일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뚜껑이 열리니 달랐다. 유재석과 김구라가 후보였고 박명수과 김영철은 최우수상 후보였다.
“대상 후보인 줄 알았어요.(웃음) ‘진짜사나이’ PD도 농담으로 어떤 상이든 하나 주지 않겠냐고 말을 하니까요. 제가 순진하게 속은 거죠. 그래도 시상식 자체를 즐겼어요. 대상 후보 아니면 어떻겠어요. 시상식에 온 게 중요했어요. 호동이 형도 제가 상을 받지 않아야 더 재밌는 거라고 하셨거든요. 형이 상을 받으면 하루 이틀 화제 되고 그만이지만, 상을 못 받으면 많은 사람들이 기억을 할 거라고 하셨어요. 그래도 전 어떤 상이든 받고 싶었어요.(웃음) 제가 노력했다는 것을 보답받는 기분이니까요. 상을 받는데 울컥하더라고요. 그런데 너무 당황해서 ‘진짜사나이’ 제작진만 이야기를 하고 ‘나 혼자 산다’ 제작진을 길게 이야기하지 않았어요. 미안했어요. 정말 고마운 사람들이죠. 아 그리고 호동이 형이 내년에는 대상 가자고 문자를 보내주셨어요.(웃음)” / jmpy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