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하라' 시리즈는 특유의 유머와 감동도 있지만, 시대를 아우르는 삽입곡(BGM)을 절묘하게 사용하기로 유명하다. 앞서 '응답하라 1997'도 그랬고, '응답하라 1994'도 당시 유행했던 음악을 삽입하면서 다시 한 번 유행을 이끌어냈다.
'응답하라 1988'도 마찬가지다. OST 전곡이 인기를 얻고 있는데, 삽입곡으로 감동과 웃음을 두배로 전한다. 시청자까지 설레게 했던 가슴 떨리는 BGM 베스트5를 사심으로 뽑아봤다.
# 정환의 첫사랑..'소녀'
오혁이 부른 '응답하라 1988'의 OST '소녀'는 신곡들의 공세에도 음원차트 1위를 유지하면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절제된 보컬과 오혁의 목소리가 가지고 있는 오묘한 매력이 조화를 이루면서 드라마의 인기와 함께 사랑받고 있는 것.
특히 '소녀'는 드라마에 매우 절묘하게 사용된다. 이문세가 부른 원곡과 오혁의 리메이크 버전이 기막히게 만난다. 온 관심이 쏠려있는 주인공 덕선(혜리 분)과 정환(류준열 분)의 러브라인에 중요한 키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에 노래가 시작될 때마다 설렘을 전달한다.
# 정환이 덕선에게 반하던 날..'우리들이 함께있는 밤'
3회에서 정환은 동룡(이동휘 분)에게 이끌려 쌍문여고 수학여행 장기자랑에 참여하게 된다. 덕선이 우승상품인 마이마이를 타기 위해 동네 친구들을 불러 모은 것. 무사히 마이마이를 획득했지만 학생주임 동룡의 아버지에게 들킬 위기에 처하고, 이때 정환은 덕선과 함께 열심히 도망간다.
좁은 골목에 숨은 덕선과 정환. 바로 그 순간부터 정환은 덕선을 동네 친구에서 여자로 좋아하게 되는데, 이 떨림을 전하는 곡이 '우리들이 함께있는 밤'이다. 덕선과 밀착한 정환의 큰 숨소리를 뚫고 나온 이 곡은 이후 정환이 갑자기 찾아온 첫사랑의 설렘에 잠 못 들고 뒤척이는 장면에서도 삽입된다.
이 곡과 함께 '어남류'를 응원하게 만든 4회의 명장면 이른바 류준열의 '팔뚝신'에 삽입된 UB40의 'I can't help falling in love with you' 역시 장면을 잘 살린 BGM이다. '당신과 사랑에 빠지지 않을 수 없어요'라는 제목처럼 정환의 마음을 고스란히 전달했다.
# 故신해철에게 보내는..무한궤도 '그대에게'
7회에서는 쌍문동 골목 친구들이 다 같이 모여서 1988년 대학가요제를 시청하는 장면이 등장한다. 드라마를 통해 당시 대학가요제에 참가했던 故신해철의 풋풋한 모습이 그대로 전파를 탔다. 더불어 '그대에게'의 감동을 다시 한 번 전하면서 시청자들에게 감동과 추억을 전달한 것. '그대에게'는 '응답하라 1988'의 오프닝곡으로도 사용된다.
# 위로가 필요할 때..'걱정말아요 그대'
이적이 부른 '걱정말아요 그대'는 '응답하라 1988' 전반에 걸쳐 사용되는 OST다. 오혁이 부른 '소녀'와 함께 인기를 끌고 있는 곡이기도 한데, 특히 드라마 전체를 관통하는 감동과 위로 코드로 자주 사용된다. 이 곡도 '소녀'와 마찬가지로 들국화의 원곡과 번갈아가면서 삽입된다.
1회에서 덕선이 둘째의 서러움을 토로할 때, 어린시절 돌아가신 엄마에게 대해 "매일 보고 싶다"고 말하는 택(박보검 분)의 마음을 전할 때, 선우 어머니(김선영 분)가 시어머니를 보내고 울고 있을 때 등 전체적으로 드라마를 살리고 있다.
# 덕선의 마음도 정환에게로?..'동네'
김현철의 '동네'도 '응답하라 1988'에 자주 등장하는 곡인데, 가장 인상적이었던 장면은 12회 덕선과 정환의 버스신이다. 정환이 자신을 좋아한다고 생각한 덕선은 이후 끊임없이 정환에게 신호를 보내지만, 정환은 덕선을 향한 택의 마음을 알아차리고 이를 외면했다. 정환가 나란히 등교하기 위해 새벽부터 정류장에서 몰래 그를 기다리는 덕선. 결국 버스 뒷자리에 정환과 나란히 앉은 덕선은 정환의 어깨에 기대며 잠이 들고, 정환은 사랑과 우정 사이에서 고민한다.
이 곡은 쌍문동 5인방의 우정과 잘 어울리는 테마다. 그 시절의 감성을 시청자들에게 그대로 전달하면서도, 로맨틱한 분위기로 다양하게 활용된다. /seon@osen.co.kr
[사진]CJ E&M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