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쌍을 예능인으로 아는 이들이 적지않다. 개리는 SBS '런닝맨'으로 국내는 물론 중국까지 사로잡았고 길은 한때 '국민 예능' MBC '무한도전'의 멤버였다. 하지만 이들의 본업은 가수요, 가장 잘하는 건 힙합이다. 리쌍이 간만에 힙합 듀오로 팬들의 눈과 귀를 만족시켰다.
30일 오후 8시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SK핸드볼경기장에서 리쌍의 단독 콘서트 '2015리쌍극장 시즌3'의 막이 올랐다. 리쌍의 데뷔일부터 콘서트를 가졌던 날짜가 스크린을 가득 채웠고 지난 7월에 발표한 '주마등'과 함께 개리와 길이 무대에 섰다.
두 사람은 '회상'과 '러시'로 공연장 분위기를 순식간에 업 시켰다. 개리의 쫄깃한 래핑에 길의 묵직한 보컬이 더해져 관객들의 어깨를 들썩이게 했다. 리쌍의 대표곡이기에 공연 초반부터 팬들의 '떼창'은 공연장 지붕을 뚫을 기세였다. '개리와 길이', '화가'로 분위기는 쭉 이어졌다.
리쌍 두 멤버는 이번 공연에서 자신의 솔로 무대를 마음껏 꾸몄다. 길은 지난달 25일에 깜짝 발표한 솔로곡 '느티나무'와 '바람아 불어라'를 진심을 다해 불렀다. '벗', '걱정말아요 그대', '리쌍부르스' 등은 '리쌍 패밀리' 정인과 호흡을 맞춰 노래의 맛을 배가했다.
게스트와 호스트 사이에 있는 정인도 단독으로 시간을 따냈다. '리쌍의 연인'으로 불리는 그는 '사랑은', '장마', '미워요'를 연달아 소화하며 오롯이 자신만의 무대를 완성했다. 리쌍과 함께 무대에 설 때와 또 다른 감성으로 듣는 이들의 귀를 사로잡았다.
주인인 개리도 질 수 없었다. '랩해'로 몸을 푼 그는 야한 노래 '엉덩이'로 여심을 홀렸다. 새빨간 조명 아래 1층 객석으로 뛰어들어 한층 후끈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둥둥'에 이어 '쉬파파', '바람이나 좀 쐐'는 자신이 키우는 신인 미우와 입을 맞췄다. 클럽 못지않은 열기가 공연장을 에워쌌다.
엠넷 '보이스오브코리아' 출신인 우혜미는 미우라는 이름으로 리쌍컴퍼니에 속해 있다. 이날 공연에선 자신을 '리쌍의 자식'이라 소개하기도. 개리가 퇴장한 뒤 에이미와인하우스의 '유노 아임 노 굿'과 '리합', 그리고 자신의 데뷔곡 '못난이 인형'을 열창하며 관객들의 눈도장을 찍었다.
개리와 길은 뭉쳐야 제맛이었다. '독기', '나란 놈은 답은 너다', 'TV를 껐네', '헤어지지 못하는 여자, 떠나가지 못하는 남자'가 이어지자 관객들은 또다시 열광했다. 공연 말미인데도 리쌍과 팬들의 에너지는 식을 줄 몰랐다. 마치 본 공연이 다시 시작된 듯 열심히 노래하고 온몸으로 리듬을 탔다.
'독방의 꿈'을 마지막으로 정해진 공연은 끝났다. 하지만 다시 본 공연 못지않은 앙코르 타임이 마련됐다. '발레리노', '광대', '우리 지금 만나', '겸손은 힘들어' 등 리쌍의 '끝판왕' 노래들이 계속 됐다. 멤버들과 관객들이 쏟아내는 에너지는 엄청 났다.
3년 만에 단독 콘서트를 마련한 리쌍은 지난 12일 대구를 시작으로 부산, 광주에서 투어 열기를 이어갔다. 2015년의 마지막 날 서울로 온 리쌍은 패밀리인 정인, 미우와 함께 150분간 3500여 명의 팬들 앞에 다채로운 볼거리를 선사했다. 브라운관 속이 아닌 무대 위에 섰을 때 가장 빛나는 리쌍이다. /comet568@osen.co.kr
[사진] 이동해 기자 eastsea@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