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에 출연할 때보다 덥수룩해진 수염, 살이 오른 모습, 거침없는 언행이 눈길을 끌었다. 많은 이들에게 '그 전녀석'으로 통하는 그다. 지난해 불미스러운 일로 모든 방송에서 하차한 리쌍의 길이 오랜만에 콘서트 무대에 올라 진심을 담아 노래했다. 그는 '좋은 날'을 기다리고 있었다.
30일 오후 8시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SK핸드볼경기장에서 리쌍의 단독 콘서트 '2015리쌍극장 시즌3'이 열렸다. 무려 3년 만의 단독 콘서트다. 리쌍은 지난 12일 대구를 시작으로 부산, 광주에서 투어를 돌았고 2015년의 마지막, 서울 팬들을 마주했다.
오프닝에서 길은 자신을 "사고뭉치 길성준"이라고 소개했다. 긴 자숙을 마치고 조심스럽게 음악 활동을 시작했지만 여전히 팬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컸다. 방송 활동은 아직도 멀리 한 채 자신이 노래하는 무대에만 오르는 그였지만 말이다.
길은 솔로 무대에서 지난달에 발표한 '느티나무'와 '바람아 불어라'를 부른 뒤 오랫동안 담아 둔 속내를 밝혔다. "'바람아 불어라'는 한창 힘들 때 만든 곡이다. 산을 좋아하는데 사고치고 등산하다가 이런저런 생각을 글로 옮긴 것"이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이날 공연에서 길은 "좋은 날이 오겠죠"라는 말을 자주 꺼냈다. MBC '무한도전'에서 멤버로 동고동락했던 노홍철과 정형돈을 언급하면서도 "주위에 힘든 친구들이 많다. 언젠가 좋은 날이 오겠죠"라고 말할 정도. 공연 말미와 앙코르 타임에도 그는 팬들을 향해 "좋은 날이 오겠죠"라고 외쳤다.
그가 바라는 '좋은 날'이 '무한도전' 복귀인지 대중의 완전한 용서인지는 본인만이 알 터. 다만 무대 위에서 개리와 함께 노래하고 관객들의 호응을 한몸에 받는 그의 표정은 더할 나위 없이 기뻐 보였다. 더 자주 무대에 서고 멋진 노래로 인정받는 그 날이 길이 바라는 '좋은 날'이 아닐까.
2016년, 리쌍의 길 혹은 '그 전녀석' 길에게 어떤 '좋은 날'이 펼쳐질지 팬들 역시 손꼽아 기대해 본다. /comet568@osen.co.kr
[사진] 이동해 기자 eastsea@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