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지루한 떡돌리기, 창조적 나노 쪼개기 [MBC 연기대상③]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5.12.31 06: 57

부문 확대를 굳이 시상식 전부터 알릴 때부터 예상은 했다. 이 정도면 ‘창조적 나노 쪼개기’ 시상식이다. MBC 연기대상이 공동 수상이 없는 대신에 부문을 다양하게 만들어 골고루 상을 퍼줬다. 지루한 떡돌리기 수상은 여전히 반복됐다.
2015 MBC 연기대상이 지난 30일 오후 상암 MBC에서 개최, 배우 지성의 대상으로 마무리됐다. 지성은 대상 외에도 특별기획 부문 최우수 연기상, 베스트 커플상, 10대 스타상 등 4관왕에 올랐다. 지성과 함께 강력한 대상 후보였던 황정음도 3사 드라마 PD가 뽑은 올해의 배우, 네티즌 인기상, 10대 스타상, 미니시리즈 부문 최우수 연기상 등 4관왕을 차지했다.
초미의 관심을 받았던 지성과 황정음이 여러 개의 상을 받은 것은 이들이 워낙 큰 사랑을 받았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정체 불명의 상들이 많았던 이유도 있었다. 두 사람은 거듭해서 무대에 올라오면서 다소 미안해하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MBC는 공동 수상 비난을 피하기 위해 벌써 수년째 드라마 연기상 부문을 특별기획, 연속극, 미니시리즈 부문으로 나눠서 수상하고 있다. 신인상 6명, 우수상 6명, 최우수상 6명이 나오는 구조다. 여기에 올해는 10대 스타상이라고 도무지 왜 주는지 알 수 없는 상을 만들어 10명의 스타들에게 상을 나눠줬다.
베스트 조연상을 신설, 6명의 상이 또 늘었다. 공동 수상이 없어지는 대신에 부문 쪼개기를 한 것. 결국 공동 수상인 듯 공동 수상이 아닌 듯 애매한 물타기가 가득한 시상식이 됐다. 상을 남발하다보니 수상자들은 수상 소감을 제대로 말하지 못했다.
MC 신동엽은 시상식 진행 제작진의 당부대로 수상 소감을 짧게 해달라는 의미로 소속사 관계자나 지인에 대한 고마운 감정을 표현하는 대신 재치 있는 소감을 해달라고 말했다. 미니시리즈 부문 신인상을 수상한 이수혁의 말문은 막혔다. 분명히 신동엽의 잘못은 아닌데, 이후에도 배우들이 소속사 관계자에게 고마운 말을 할 때마다 머뭇거리는 모습이 나왔다. '시상식 진행의 달인'인 신동엽은 수상 소감을 다시 독려하는 일이 벌어졌다. 신동엽의 ‘극한 MC 체험기’였다.
그리고 하루 전 논란이 일었던 3분 수상 소감 제한 역시 연기대상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방송연예대상보다는 덜 촐싹 맞은 음악이었지만, 배우들은 3분이 넘어 노래가 나오면 민망해하며 수상 소감을 이어가야 했다. 생방송의 압박으로 시상자들이 서둘러 시상을 하는 일은 하루 전과 마찬가지로 똑같이 발생했다. 생각해보면 이 같은 수상 소감 압박은 매년 방송사 시상식마다 벌어지는 일이기도 하다. / jmpyo@osen.co.kr
[사진] MBC 연기대상 방송화면 캡처, MBC 제공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