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시상식이었음은 분명하다. 돔에서 펼쳐진 최초의 시상식, 스파이더캠 등 새로운 시도가 돋보였다. 첫술에 배부를쏘냐. 동시에 아쉬움도 분명 남는다. 2015 KBS 가요대축제의 업 앤 다운(UP&DOWN)을 꼽아봤다.
지난 30일 서울 고척동에 위치한 고척 스카이돔에서는 ‘2015 KBS 가요대축제가 열렸다. 이날 시상식에는 이휘재, 하니, 옥택연이 MC로 나선 가운데 노을, 소녀시대, 샤이니, 씨엔블루, 인피니트, 에이핑크, B1A4, 에일리, EXID, 비투비, 엑소, 빅스, AOA, 방탄소년단, 갓세븐, 마마무, 레드벨벳, 여자친구, 홍경민, 문명진, 황치열, 알리, 손승연, 다이나믹 듀오, 자이언티, 크러쉬, 김창완 밴드 등이 출연했다.
◇참 잘했어요, UP3
키워드를 ‘가족’으로 잡고, 그 콘셉트를 제대로 보여주는 구성이었다는 점은 두고두고 박수받을 만하다. 아이돌 중심의 가요 시상식에서 탈피, 전세대가 함께 볼 수 있는 무대를 꼼꼼하게 삽입한 것. 특히 황치열, 손승연, 알리, 문명진, 홍경민이 옛 노래를 부른 KBS 2TV ‘불후의 명곡 전설을 노래하다’ 스페셜 스테이지와 김창완 밴드와 아이돌 그룹과의 컬래버레이션이 돋보였다.
동시에 넓어진 돔 공연장의 장점을 대폭 활용한 무대연출도 돋보였다. 스파이더캠의 부감 샷은 돔 꼭대기에서 바라보는 듯한 느낌을 연출했고, 돌출 무대를 활용해 더 역동적인 퍼포먼스를 선보일 수 있게 했다. 특히 무대 연출은 보이그룹 샤이니의 무대에서 꽃을 피웠는데 CG로 만든 게임 속 장면처럼 작품이 탄생한 순간이었다.
이해도 높은 컬래버레이션도 박수받기에 충분하다. 연말 시상식이면 어김없이 많은 컬래버레이션 무대가 꾸려진다. 그러나 깊은 이해 없이 멤버가 구성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번 KBS 가요대축제에서는 연관성이 높은 멤버를 차출해 완성도 높은 무대를 선보일 수 있게 됐다. 특히 ‘내게 남은 사랑을 드릴게요’ 무대로 뭉친 EXID의 솔지, AOA의 초아, 마마무의 솔라는 그룹 내 메인보컬을 담당하고 있고, 자이언티와 컬래버레이션을 펼친 보이그룹 방탄소년단의 정국은 과거 자이언티의 ‘양화대교’를 커버할 정도로 팬으로 알려져 있다.
◇아쉬워요, DOWN3
KBS, 고척돔, 스파이더캠. 세 가지에 대한 자신감은 분명 근거가 있는 자신감이었다. KBS가 지금까지 선보이지 못했던 스케일은 물론 때깔이 달라진 세련됨까지 환골탈태의 의미를 제대로 알려준 시상식이었다. 그러나 뭐든 과한 것이 문제. 시도 때도 없이 선보인 풀샷으로 출연진들의 퍼포먼스를 잘 볼 수 없었다는 평이 많았다. 가수들은 이날 무대만을 위해 몇날며칠 연습한다. 그들의 노력을 시청자도 확인할 수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방송사고 없이 무난히 지나간 시상식이었기에 출연진의 가사 실수는 더욱 아쉬움으로 남는다. 강균성은 키, 우현과 ‘깊은 밤을 날아서’ 컬래버레이션 무대를 선보이던 중 가사를 잊어버렸었다. 이때 손바닥에 적어둔 가사를 몰래 엿보는 모습이 카메라 정면에 포착됐다. 서현은 김창완밴드와 ‘창문 너머 어렴풋이 옛 생각이 나겠지요’를 함께 부르던 중 긴장감에 가사를 일부 잊어버렸다. 김창완이 다정하게 서현을 다독이면서 무대는 무사히 끝나면서 귀여운 실수로 남게 됐다.
다소 정리가 안 된 피날레였다는 지적도 있다. 무려 김창완 밴드와의 컬래버레이션 무대로 막을 내린 KBS 가요대축제는 역대급 합동무대로 박수를 받았다. 그러나 전 출연진이 무대에 오르면서 시선이 분산됐다. 모두가 함께 떼창하는 모습을 기대했으나, 일부 출연진만이 목소리를 더해 아쉬움을 남겼다. / besodam@osen.co.kr
[사진] KBS 2TV '2015 KBS 가요대축제'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