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MC' 강호동이 SBS '연예대상' 대상 후보에 이름을 올렸지만 아쉽게도 수상은 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강호동은 시종일관 호탕하게 웃으면서 유쾌한 분위기를 유지, 깊은 인상을 남겼다. 특히나 강호동은 자신의 대상 수상보다는 '스타킹'이 좋은 프로그램으로 거듭날 수 있기를 바라는 모습을 보여 2016년의 활약을 기대케 만들었다.
강호동은 지난 30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진행된 '2015 SBS 연예대상'에 유재석, 이경규, 김병만, 김구라와 함께 대상 후보로 참석했다. 강호동은 올 한 해 '스타킹' MC로 활약했다.
분명 2007년을 시작으로 무려 8년간이나 '스타킹'을 이끌어왔던 강호동이지만, 방송 시간을 화요일 오후 9시대로 이동을 하고 난 뒤에는 이렇다할 힘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강호동도 이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그는 대상 수상을 어떻게 예상하고 있느냐는 전현무의 질문에 "세상에서 제일 뚱뚱한 나쁜 녀석 같다"고 말한 뒤 "염치 없죠?"라고 물었다. 대상을 받을 만한 상황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사람인지라 어쩔 수 없이 욕심을 내게 된다는 진솔한 고백이었다. 그리고 강호동은 "어떤 활약을 했느냐"고 물어보는 전현무에 박장대소를 하며 '스타킹'을 자신의 방식대로 유쾌하게 홍보를 하기 시작했다.
여기서 눈길을 끈 건 강호동이 밝힌 2016년의 바람이었다. "내년에는 이특과 힘을 합쳐 최고의 프로그램상을 받고 싶다"라고 말했던 것. 충분히 자신의 대상 수상 가능성을 점치거나 이에 대한 바람을 전할 수도 있었을텐데 강호동은 가장 먼저 '스타킹'이 한 해를 빛낸 최고의 프로그램이 될 수 있기를 바랐다. 그리고 "이렇게 후보에 올라온 것만으로도 저는 대상을 주신 것 같다"는 겸손 발언까지 덧붙였다.
김구라와 전현무가 짓궂은 농담을 해도 호탕한 웃음을 잊지 않고 현장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만든 강호동은 유력 대상 후보인 김병만과 유재석에 대한 애정 어린 시선 역시 놓치지 않았다. 그는 두 사람 중 한 명을 꼽아달라는 말에 "병만이는 사랑하는 후배고, 재석이는 '유강라인'을 지켰던 오래된 동료"라고 말한 뒤 "이런 거 너무 어렵다"고 귀엽게 애교를 부려 모두를 웃게 만들었다.
강호동이 언급한대로 그는 유재석과 함께 '국민 MC'로 군림하며 매년 열리는 연예대상에서 대상을 놓고 박빙의 승부를 펼쳐왔다. 쉽게 강자를 결정짓지 못할 정도로 유재석과 강호동은 막강한 '유강라인'을 형성, 예능계를 호령했었다. 비록 2015년의 활약은 그 어느 때보다 미미했지만, 강력한 한 방을 가진 남자 강호동의 2016년은 다시 활짝 피어날 전망이다. '우리동네 예체능'과 '스타킹'에 더해 JTBC에서 새로운 프로그램을 두 개나 론칭, 친숙함과 신선함을 동시에 보여주고 있는 그에게 시청자들의 호평이 쏟아지고 있기 때문. 프로그램의 성공을 위해서, 시청자들에게 기분 좋은 웃음을 선사하기 위해서 망가지거나 굴욕 당하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 강호동이 2016년에는 모두가 인정하는 최고의 프로그램을 탄생시킬 수 있을지, 또 이를 통해 대상이라는 왕관을 다시 쓸 수 있을지 기대가 모인다.
한편, 이날 SBS '연예대상'에서는 유재석과 김병만이 대상을 공동수상하는 이변이 펼쳐졌다. /parkjy@osen.co.kr
[사진] '연예대상'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