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유재석과 김병만의 공동 수상에 돌을 던지나. 물론 공동수상은 예상했던 시나리오에 없었던 사항이긴 하지만, 두 사람 모두 대상을 받을 자격이 있는 후보였다. 남발은 싫지만, SBS 입장으로선 유재석과 김병만 모두 공을 저버릴 수 없는 인물들이었던 것.
지난 30일 열린 SBS 2015 연예대상에서는 ‘런닝맨’ ‘동상이몽’ 유재석과 ‘주먹쥐고 소림사’ ‘정글의 법칙’ 김병만이 나란히 공동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두 사람의 이름이 호명되자 장내가 소란스러워졌다. 둘 모두 유력한 후보였던 것은 맞으나 공동 수상은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부분이었기 때문.
이는 당사자인 김병만조차 마찬가지였다. 그는 유재석의 이름이 먼저 호명된 것을 듣고 묵묵히 박수를 치다가 주변 동료들의 “공동 수상이다”라는 말에 놀란 듯 두 눈을 크게 떴다. 마침내 유재석과 김병만은 뜨거운 포옹을 나눈 후 급히 무대에 올라 감동의 소감을 전했다.
먼저 유재석은 ‘런닝맨’과 ‘동상이몽’이라는 두 프로그램의 무게중심을 잡는 메인 MC로서 어마어마한 책임감과 부담감을 양 어깨에 짊어지고 있다. 그리고 그는 ‘국민MC’라는 호칭에 걸맞게 제 몫 이상을 해내며 함께 하는 동료들과 스태프들까지 챙기는 리더쉽을 발휘하기도 했다.
특히 시간대를 옮긴 후 저조한 성적을 내고 있는 ‘런닝맨’에 대해서는 본인 역시 “'런닝맨'은 올해 많은 시청자들의 기대를 채우기에는 부족했다. 멤버들과 스태프들은 변화를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2016년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그 부족함을 채우겠다”고 약속하며 냉철한 시선을 유지했다.
‘동상이몽’에서도 그의 활약은 대단했다. 방송 초반 이런저런 논란에 시달린 프로그램을 진정성 있는 사과와 안정적인 진행으로 비로소 호평이 줄을 잇도록 만든 것도 바로 유재석이기 때문.
한편 김병만 역시 대상을 받기에 충분했다. ‘정글의 법칙’은 김병만의, 김병만에 의한, 김병만을 위한 프로그램이라고 해도 무리가 아닐 정도로 그가 차지하는 비중이 어마어마하다. 어느 오지에서도 부족을 이끌며 생존하는 김병만의 모습이 프로그램의 방향성이자 재미다.
이는 ‘주먹쥐고 소림사’에서도 마찬가지다. 소림사의 사형들 뺨치는 무술 실력과 운동 감각으로 여자 멤버들은 물론 남자 멤버들까지 이끄는 귀감이 된 것. 모두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배움의 자세를 유지할 수 있었던 데에는 단연 김병만의 역할이 컸다.
이처럼 두 사람은 모두 우열을 가릴 수 없을 정도로 올해 각자 프로그램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쳐 대상 수상에 정당성을 부여했다. 다만 아쉬운 것이 있다면 수상에 앞서 “공동수상은 없다”라고 못을 박은 MC들의 멘트였다. 물론 주어진 대본대로 진행에 임했을 MC 이경규 장예원 전현무에게는 잘못이 없다. 하지만 공동수상이 없다고 단호하게 말했던 이들의 멘트는 시상식을 지켜보던 많은 이들을 혼란스럽게 만들었고 타당할 수 있었던 공동 수상에 의문을 제기하도록 만들었다.
공동 수상이 없다는 방송사의 설레발만 아니었다면 이의를 제기할 수 없었던 수상이었다. 올해에 이어 내년에는 더 열심히 달리겠다고 약속한 두 수상자에게 모두 주어도 아깝지 않았다. 부디 새해에도 지금의 자리에서 빛나는 예능인으로 남아주길 바란다. / jsy901104@osen.co.kr
[사진] OSEN DB, SBS 캡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