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지성이 2015년을 열고 닫았다. 지난 1월 7일 첫 방송을 시작한 MBC 드라마 ‘킬미, 힐미’를 통해 시청자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은 그가 12월 30일 열린 ‘MBC 연기대상’에서 영예의 대상을 거머쥐며 한 해를 마무리했기 때문이다.
데뷔 후 첫 대상을 받은 그의 감회는 남달랐을 것이다. 1999년 드라마 ‘카이스트’로 데뷔하며 2년 뒤 MBC 연기대상에서 신인상을 받았지만 이후 ‘올인’ ‘뉴하트’ ‘대풍수’ 등에 출연하면서 황금연기상, 최우수상, 10대 스타상, 베스트 커플상에만 만족해야 했다. 열성을 다하는 배우로서 그간 아쉬움이 많았을 터.
지성은 뭇 여성들을 사로잡을 만큼 잘생긴 외모는 아니지만 빨려들 듯 강렬한 눈빛과 아름다운 미소를 지닌 배우다. 여린 감수성과 우수어린 표정 연기 등으로 탄탄한 연기력을 과시함과 동시에 아내 이보영에 대한 한결 같은 사랑으로 소위 ‘국민남편’으로 부러움을 사기도 한다.
지성은 지난 30일 생방송으로 진행된 ‘MBC 연기대상’에서 수상직후 “정말 믿기 힘든 일”이라며 “배우의 꿈을 안고 MBC에 들어와서 몰래 대본을 훔쳐다가 선배님들의 연기를 보고 배웠던 제게 이 대상, 이 상은 제게 주는 상이 아니라 ‘킬미 힐미’로 고생했던 많은 분들에게 드리는 상이다”라고 감격에 겨운 소감을 남겼다.
이날 지성은 미니시리즈 남자 최우수연기상, MBC 드라마 10대 스타상, 베스트커플상을 수상했고 그가 출연한 '킬미 힐미'는 시청자가 뽑은 올해의 드라마로 선정됐다.
‘킬미 힐미’에서 지성이 보여준 캐릭터는 대단했다. 마치 7명의 배우가 맡아 연기하는 것처럼 각각의 캐릭터에 숨을 불어넣어 개성이 살아난 모습을 보여줬다. 시청자들은 그가 변하는 모습을 숨죽여 지켜보며, 언제쯤 또 다른 인격으로 변할지 기대하며 시청했다. 가장 인기 있었던 인물은 차도현과 요나. 극과 극의 인물을 넘나들며 연기 스펙트럼을 과시했다.
그가 이룬 올해의 도약은 놀랍다. 한 감독에게 연기를 못하는 배우라는 말을 들으면서도 꿈을 이루기 위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도전해 가능성을 확인했고, 기회를 얻었고, 타고난 배우임을 각인시켰다. 대상을 수상하며 자신의 이름을 확고히 한 지성. 그가 내년에 어떤 행보를 보여줄지 기대된다./ purplish@osen.co.kr
[사진] 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