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전현무가 자칫 억울할 수도 있었던 트집에도 즉각 고개를 숙이며 사과의 뜻을 표했다. 방송인으로서 그 어떤 대중의 반응도 받아들이겠다는, 그야말로 '겸허'한 자세다.
전현무는 31일 오전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사과문을 게재, 지난 30일 있었던 강호동과의 인터뷰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전현무는 이 사과문에서 "제가 대상 후보인 강호동 씨를 인터뷰하는 내용을 보시면서 정말 많은 분들이 불쾌감을 느끼셨음을 알게 됐습니다"라며 "더욱 부끄러운 것은 여러분이 이렇게 지적해주시기 전에는 제가 그 심각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는 점입니다. 공과 사를 구분하지 못하고 친한 형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여러분들이 함께 보는 방송임을 잠시 망각해 함부로 선을 넘어 진행한 점 인정합니다. 그리고 깊이 사과의 말씀 올립니다"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 30일 진행됐던 2015 SBS 연예대상 도중 전현무가 강호동과 진행한 인터뷰를 가리킨다. 이날 시상식의 MC였던 전현무는 대상 후보들과의 인터뷰를 진행했고 논란은 강호동 그리고 김구라와의 인터뷰에서 시작됐다.
강호동과의 인터뷰를 진행하던 전현무는 강호동에게 대상 수상을 예감하느냐는 질문을 던졌고, 강호동은 "자꾸 손에 땀이 난다. 저 염치 없죠"라고 되물었다. 이에 전현무는 "올해 어떤 활약을 하셨죠?"라는 말을 던져 강호동의 진땀을 뺐다. 또한 김구라와의 인터뷰에서 김구라가 "강호동은 대상 후보에서 제외될 것 같다"라는 말에 "올 해 한 게 없죠"라고 말을 받아쳐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인터뷰 이후 네티즌은 전현무의 발언이 경솔했다며 즉각 사과를 요구했다. 강호동을 깎아내리는 듯한 발언이 문제가 됐다는 것.
하지만 이번 논란엔 당사자였던 전현무에게 억울한 면이 있을 수 있었다. 두 사람의 친분을 감안한다면, 그리고 웃음을 선사해야하는 연예대상 시상식이라는 분위기를 감안한다면 전현무의 발언은 농담으로 웃어 넘길 수 있었던 사안이었다.
게다가 엉겁결에 논란의 중심으로 떠오른 강호동 역시 이를 농담으로 받아들인 모양새. 전현무가 게재한 사과글에서 전현무는 "잠시 전 호동이 형님과 통화했고 경솔했던 제 실수를 말씀드리며 사과의 말씀을 올렸습니다. 감사하게도 호동형님은 아무렇지도 않은 일이라며 오히려 저를 다독여주시더군요"라고 전했다. 방송 당시에도 강호동의 표정은 동생의 농담에 크게 웃어보이는 모습이기도 했다.
그러나 억울함이 있든 없든, 전현무는 무조건 고개를 숙였다. "상대방이 어떻게 받아들이고 생각하든 변명의 여지가 없는 경솔한 실수였습니다"라고 사과한 것에서 그 뜻을 잘 알 수 있다. 자신의 생각보다 자신을 바라보는 대중의 생각을 더 중요시하겠다는, 어찌보면 방송인으로서의 또 한 번의 다짐일지도 모른다.
그 어떤 비판도 겸허히 수용하고 고쳐 나가며 성숙한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는 전현무의 각오가 앞으로 그를 더욱 기대케 만드는 대목이다. / trio88@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