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톡톡] ‘시상식의 남자’ 신동엽, 그가 갓동엽인 이유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5.12.31 13: 55

방송인 신동엽의 시상식 진행이 올해도 빛을 발하며 마무리됐다. 매년 연말 시상식 두어 곳의 진행을 맡는 그는 시상식의 재미를 높이기 위한 재치는 물론이고 흐름을 깨지 않는 적정선을 유지하며 언제나 시상식 MC로 발탁되고 있다.
그는 올해 KBS 연예대상과 MBC 연기대상 진행을 책임졌다. 예능인들이 모인만큼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펼쳐지는 연예대상과 달리 연기대상은 그야말로 진행자들을 당황하게 만드는 순간이 많다. 평소 친분이 두터운 예능인들과 달리 다른 작품일 경우 현장에서 처음 인사를 하는 일이 많은 시상식이 연기대상이기 때문.
재치가 생활화돼 있는 예능인과 달리 배우들이 함께 하는 시상식은 정적인 이야기만 쏟아지며 다소 지루 할 수도 있다. 지난 30일 진행된 MBC 연기대상 역시 그야말로 신동엽의 분투가 돋보였다. 독한 농담이 쏟아지는 연예대상과 달리 연기대상은 배우들이 행여나 말실수를 해서 구설에 오를까 조심하는 분위기였고 신동엽은 지루함을 느낄 수 있는 시청자들을 생각해 여러 가지 농담을 던졌다.

고성희가 시상자로 무대에 오른 후 미안한 감정을 토로하자 웃음기 가득하게 받아친 것도 한 그런 노력의 일부분이었다. 고성희는 지난 해 수상 후 긴장한 나머지 MC석을 지나가는 실수를 했다. 신동엽은 “시간 되면 사과하고 가라”라고 농담을 던져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그의 발끈이나 독설을 시청자들이 재미로 받아들이는 것은 목소리에 장난기가 묻어나고 따뜻한 배려가 느껴지는 눈빛도 함께 하기 때문.
자연스러운 진행은 두말 할 필요 없고, 배우들이 기분 나빠하지 않을 정도의 짓궂은 농담을 곁들어가며 시상식의 윤활유 같은 역할을 톡톡히 했다. 배우 이성경이 시상식 진행 경험이 많지 않은 가운데, 신동엽은 옆에서 부드러운 흐름을 만들어주며 베테랑 MC다운 능력을 발휘했다. 덕분에 MBC 연기대상은 수상 남발에도 비교적 불편한 구석 없이 시청을 할 수 있었다.
신동엽은 매년 시상식 진행 제작진으로부터 숱한 러브콜을 받는다. 농담을 하더라도 언제나 문제 없는 선에서 현명한 줄타기를 잘하고, 오랜 경험으로 재미와 감동의 순간을 잘 파악해 시청자들이 놓치지 않도록 배려를 하는 진행을 하고 있다. 그래서 시상식은 신동엽이 진행일 때 믿고 본다는 공식이 성립됐다. / jmpyo@osen.co.kr
[사진] M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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