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가 오늘(31일) 오후 ‘2015 MBC 가요대제전’을 생방송으로 중계하며 2016년 첫 날을 맞이하게 된다. 해매다 연말이 오면 지상파 3사의 시상식이 열리며 축제의 한마당이 펼쳐지는데, 스포트라이트를 쏘는 스태프는 가족들과 한 해를 정리하지 못하고 방송 현장에서 ‘열일’을 하는 것이다. 이 같은 생고생을 하고서 시청자들에게 싫은 소리를 듣지 않으려면 몇 가지 주의를 기울여야 할 필요가 있다.
가장 주목할 부분은 조명 카메라 진행이다. 명실상부 대한민국 가요계를 주름잡는 라인업으로 꾸려진 ‘가요대제전’의 자존심에 금이 갈 순 없어서다. 이날 ‘발라드의 황제’ 신승훈 백지영부터 정상급 아이돌 소녀시대 엑소 원더걸스 인피니트 에이핑크 AOA 2PM 등 24팀이 무대를 꾸민다. 더욱이 선후배간의 콜라보 무대로 한 해를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이어서 실수를 유발하지 않을 적절한 제어장치를 반드시 마련해야 할 것이다.
■‘노래방 조명’ 테러
지난 27일 서울 코엑스에서 SBS ‘2015 SAF 가요대전’이 생방송으로 진행됐다. 그러나 노래방에서나 볼 수 있는 조명과 정신이 없을 정도로 어지러운 화면 등이 역대급 라인업에도 아쉬움을 자아냈다. MBC 역시 이 부분을 조심해야할 필요가 있다. 제작진의 고르지 못한 음향 조정은 가수들의 노래를 오롯이 즐길 수 없게 만들었고, 급기야 엑소의 무대에서는 음향 사고까지 발생해 팬들의 원성을 들어야했다.
과도한 조명과 균형 잡히지 못한 카메라 각도는 집중도를 떨어뜨리며 피로감을 안긴다. 1년을 마무리하는 가요계 총정리 무대이니만큼 화려하게 보여주고 싶은 제작진의 마음은 십분 이해하나, 눈이 피로해질 정도의 과한 조명은 다소 무리가 있다는 반응이 나왔다.
■‘발 카메라’ 테러
화면 구조가 얼마나 볼 품 없기에 마치 발로 찍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가수들의 무대 퍼포먼스나 표정 연기 등을 제대로 잡지 못했을 때 발로 찍는 카메라라며 이른바 ‘발 카메라’라는 굴욕적인 수식어가 붙곤 한다. 사실 저 장면에서 왜 저렇게 찍을까? 하는 의구심을 갖게 만들 때가 가끔 있다. 전쟁터처럼 정신을 쏙 빼놓은 생방송 촬영현장이기 때문에 이해는 간다.
앞서 지난 2013년 ‘가요대전’ 카메라 동선에 아쉬운 목소리가 이어졌다. 팬들이 응원하는 스타들의 얼굴이 화면에 제대로 나오지 못했기 때문이다. 자리를 가득 메운 객석을 찍느라 가수들의 퍼포먼스를 찍지 못하는가 하면 조잡한 회전으로 시청자들의 시야를 흐렸다. 또 화려한 카메라 워킹이 이어져 멤버들의 얼굴을 제대로 보기 힘들다는 평이 나오기도 했다. 어떤 가수는 밑에서 찍느라 신발 바닥이 비춰지기도 했다.
■분위기 깨는 MC들의 ‘발 진행’
MC들의 미숙한 진행도 프로그램을 보는 데 집중력을 떨어뜨린다. 사실 생방송에 익숙지 않은 배우들이 실수를 많이 하는데, 가장 작은 실수인 대본 오독부터 국어책을 읽는 듯한 어색한 MC톤, 부정확한 발음 등이 손꼽힌다. 또 밝고 귀여운 분위기의 진행과 어울리지 않아 손발이 오그라들게 만드는 이들도 가끔 등장하곤 한다.
한 해를 정리하는 ‘가요대제전’은 규모가 큰 만큼 방송 전 스태프의 의견 수렴의 절차는 매우 중요하다. 라운드 테이블을 만들어 여러 가지 사항을 정리해놓고 준비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시청자들과 공유하며 즐거움을 줘야하는 행복한 방송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purplish@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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