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어김없던 TV시상식 논란, 대종상 뺨친다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6.01.01 09: 43

올해도 역시 시상식은 참 많은 이들을 불편하게 했다.
공동 수상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많자, 부문 쪼개기와 정체불명의 상을 신설해 공동 수상을 대체하는 '창조적' 해법이 나왔다. 생방송이라는 이유로 수상 소감을 짧게 해달라는 것은 약과였다. MBC는 3분이 넘어가면 노래가 나왔다.
지상파 연말 시상식이 지난 31일 모두 마무리됐다. 총 9개의 부문별 결산의 장이 방송된 것. 가요 결산 프로그램은 음향 사고와 어수선한 분위기가 여전했고, 시상식은 긴장감이라고는 찾아볼 수가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가요 결산 프로그램은 지상파 3사가 모두 성대하게 치르는 바람에 출연 가수들은 완성도 높은 무대를 보여줄 시간적인 여력이 없었고, 시상식은 매년 그래왔듯이 상을 주지 않으면 오지 않는 일부 출연자와 참석을 독려하기 위한 수상 남발이 엉키며 올해의 작품과 배우를 축하한다는 의미가 퇴색된 시간이 됐다.
연기대상은 아예 드라마를 세 부문으로 나눠 시상하는 일이 일반화됐다. 신인상, 우수상, 최우수상이 무려 6명씩 18명이 나오는 일은 이제 웃고 넘어갈 일이 됐다. MBC는 10대 스타상이라는 정체불명의 상을 신설해 10명에게 상을 나눠줬다. 
연예대상 역시 공동 수상이 쏟아졌다. 연기에 비해 축제의 장 성격이 더 강한 연예대상은 그야말로 시장터 같은 분위기 속에 상을 배포하는 듯한 느낌이 강했다. 심지어 SBS는 유재석과 김병만이라는 누가 받아도 논란이 없을 이 두 사람을 한꺼번에 상을 주는 바람에 시청자들을 분노하게 만들었다. 워낙 상을 많이 주는 바람에 “오늘 상이 많다”, “자꾸 올라와서 죄송하다”라는 수상자가 사과를 하는 어이 없는 촌극이 벌어지기도 했다.
무엇보다도 생방송이기 때문에 수상 소감이 길어진다는 이유로 눈치를 보는 스타들은 안쓰러움을 자아냈다. 3분이 넘었다는 이유로 음악이 나왔던 MBC 시상식은 두고 두고 비난을 샀다. 이 같은 시상식의 폐해는 매년 벌어지는 일. 매년 욕을 바가지로 먹고 있지만, 매년 고쳐지지 않고 해가 거듭될수록 심해지고 있다. 많은 스타들을 불러모아서 화려한 시상식을 만들고자 하는 방송사, 수상하지 않으면 참석하지 않는 스타들이 결국 이 같은 문제적 시상식을 만드는 이유인데 개선될 여지는 없어 보인다.
많은 시청자들은 권위 있는 시상식을 만들어서 스타들이 상을 받지 않고도 와서 축하해주는 자리가 되게 하면 된다고 해법을 제시하지만 현실적으로 이뤄지기는 쉽지 않은 사안이다. 방송사로서는 한 해 흥행을 책임졌던 스타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표현하는 동시에 다음 작품도 함께 하자는 약속의 장이기도 하고, 스타들 역시 굳이 들러리를 서기 위해 시간과 돈을 들여 시상식을 찾을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 결국 공동 수상의 다른 이름인 떡돌리기, 부문 쪼개기, 정체불명의 트로피 신설은 앞으로도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 jmpyo@osen.co.kr
[사진] MBC, S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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