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지어 대상까지 공동 수상이었다. 공동 수상이 없으면 시상식이 도통 진행되지 않는 규칙이라도 있는 걸까.
지난해 12월 31일 진행된 2015 KBS 연기대상에서는 고두심 그리고 김수현의 공동 대상부터 다른 부문의 공동 수상을 흔하게 찾아볼 수 있어 보는 이들의 고개를 갸우뚱 하게 만들었다.
이날 공동 수상은 시상식 초반부터 확인됐다. 여자 연작·단막극상 부문에서 '눈길'의 김영옥과 '짝퉁패밀리'의 이하나가 공동 수상한 것.
뿐만 아니라 남자 조연상은 '징비록, '장사의 신-객주2015' 김규철과 '너를 기억해' 박보검이, 여자 조연상은 '어셈블리' 김서형과 '파랑새의 집', '다 잘될거야' 엄현경이 공동 수상했다.
또한 여자 신인 연기상은 '후아유-학교2015' 김소현과 '파랑새의 집', '발칙하게 고고' 채수빈이 공동 수상했으며 일일극 부문 남자 우수연기상은 '별이 되어 빛나리' 임호와 '다 잘될거야' 곽시양이 나눠가졌다. 게다가 일일극 부문 여자 우수연기상과 영예의 상인 대상 역시 공동 수상이라는 결과를 받아들여야했다.
오랜 시간 수많은 시상식을 접하면서 이제 공동 수상이 익숙해질 법도 하지만, 매년 적응 안 되는 것 역시 공동 수상. 물론 공동 수상이 나쁜 것은 아니다. 한 해를 빛낸 배우들을 격려하고 응원하는 시상식 자리인만큼 많은 배우들이 저마다의 결실을 안고 집으로 돌아가는 모습은 보는 이들을 흐뭇하게 만들기도 한다.
그러나 한편으론 공동 수상은 '시상식'이라는 자리의 의미를 퇴색하게 만들기도 한다. 한 해 열심히 노력하지 않고, 열연하지 않은 배우가 몇이나 될까. 그런 걸 따진다면 후보에 오른 모든 배우들에게 상을 줘도 아깝지 않다.
하지만 시상식은 시상식. 한 명을 가리기 힘든 것이 사실이나 어찌됐건 한 해를 정리하는 자리인만큼 한 해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이를 가리고, 이를 미리 점쳐보는 것도 시상식을 보는 재미 중 하나다. 이런 재미를 반감시키는 공동수상을 언제쯤 보지 않을 수 있을까.
한편 2015 KBS 연기대상 대상은 고두심, 김수현에게 돌아갔으며 최우수상은 '오 마이 비너스' 소지섭과 '착하지 않은 여자들' 채시라가 차지했다. / trio88@osen.co.kr
[사진] 2015 KBS 연기대상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