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시상식 시즌이 드디어 끝을 맺었다. 특히 가요 시상식은 도무지 무대에 집중하지 못하게 만드는 방해 요소들로 팬들의 공분을 샀는데, MBC ‘가요대제전’ 만큼을 달랐다. 그리고 이를 가능하게 했던 중심에는 MC 김성주와 소녀시대 윤아가 있었다.
지난 31일 MBC 일산 드림센터 6번 스튜디오에서는 2015년의 마지막 가요 시상식인 ‘가요대제전’이 열렸다. 사실 이날 ‘가요대제전’은 방송 전부터 많은 이들이 벼르고 있는 대상이었다. ‘조명 테러’, ‘발카메라’, ‘발진행’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했던 타 방송사의 시상식의 수순을 밟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던 것.
하지만 조명은 가수를 돋보이는 용도로만 사용됐고, 카메라 역시 세트 자랑보다는 무대를 꾸미는 가수에 집중하려는 제작진의 노력이 돋보였다. 여기에 MC를 맡은 김성주와 윤아의 매끄러운 진행이 더해지자 ‘갓요대제전’이라는 별명이 생길 정도였다.
사실 두 사람의 호흡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8월 열렸던 ‘MBC 광복 70주년 특집-2015 DMZ 평화콘서트’에서 이미 한 차례 함께한 바 있다. 그리고 이번 ‘가요대제전’을 통해 재회한 두 사람은 두 번째인 만큼 더욱 업그레이드된 ‘MC 케미’로 시청자의 호평을 이끌어내는데 성공했다.
특히 올해로 3년 연속 ‘가요대제전’의 MC 자리를 꿰차고 있는 김성주는 ‘슈퍼스타K’, ’복면가왕‘ 등의 방송들을 통해 생방송 진행에 유독 강한 모습을 보였던 만큼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특유의 친근한 윤아와 가수들을 배려했고, 시청자들 역시 눈살 찌푸리는 일 없이 온전히 무대에 집중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그의 진행 실력에 감탄했던 순간은 제야의 종소리가 울리고 2016년을 맞이한 때였다. 앞서 촉박한 시간 탓에 일부 그룹의 인터뷰만 진행했던 것이 마음에 걸렸었던 듯 곁에 있던 소녀시대와 인피니트, EXID과 성년이 된 방탄소년단의 진 등 다양한 멤버들을 상대로 새해 소감을 물었다. 혹여나 소외된 멤버들이 있을까 “하고 싶은 말 있으신 분은 앞으로 나오시라”는 말도 있지 않았다.
이는 윤아도 예외가 아니었다. 윤아 역시 다수의 연말 시상식과 방송들에서 MC를 맡았던 경력을 토대로 매끄럽고 침착한 진행을 펼친 것. 특히 그는 MC이자 무대를 꾸미는 가수임에도 어느 것 하나 모자라는 것 부분 없이 소화해냈다.
또한 방송 말미 가수들을 상대로 인터뷰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EXID 하니에게 자신의 마이크를 건네준 후 카메라 밖으로 한 걸음 물러서서 그의 말을 경청하는 모습이 유독 눈길을 끌었다.
이처럼 김성주와 윤아는 더할 나위 없는 진행으로 올 한 해 마지막 가요 시상식인 ‘가요대제전’이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도록 도왔다. 부디 내년에도 이 조합으로 방해 요소 없는 완전한 가요무대를 즐길 수 있길 기대해본다. / jsy901104@osen.co.kr
[사진] MBC 제공,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