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팡이 투혼 빛났다..성시경, 뭉클했던 ‘마지막 하루’ [종합]
OSEN 정준화 기자
발행 2016.01.01 08: 46

 “평생 처음, 가창력으로 승부하는 공연을 해야겠네요.”
농담처럼 던진 그 말, 진심이었다. 가수 성시경이 무릎 측면 인대 파열로 전치 6주 진단을 받은 지 2주 만에 자신의 단독 콘서트 무대에 올랐다. 팬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쩔뚝거리는 다리로 지팡이를 짚고. 댄스와 움직임을 최대한 줄인 채 오롯이 노래에 집중했고, 그렇게 또 하나의 ‘레전드 공연’이 탄생했다.
성시경은 “노래는 온몸으로 하는 거더라”며 엄살(?)을 떨었지만, 한곡 한곡에 최선을 다해 집중하며 듣는 즐거움을 채우기 위해 애썼고, 관객들은 어느 때보다 퀄리티 높은 그의 발라드를 들을 수 있었다. 보는 즐거움은 가끔씩 등장하는 VCR와 게스트로 등장한 에픽하이, 싸이, 지누션 등이 채웠으니, 공연의 부족함은 2%도 없었던 셈이다.

사실 공연 진행이 불투명했었다. 지난 30일, 31일 양일간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개최된 성시경의 연말 콘서트 ‘마지막 하루’는 취소될 수도 있었다. 그가 농구를 하던 중 측면인대파열 부상을 입으면서 제대로 서있기 조차 어려웠던 것. 하지만 성시경이 누구인가. 한다면 하고 마는 의지의 사나이. 팬들과의 약속을 위해 투혼을 발휘했다.
이날 지팡이를 짚고 무대에 오른 성시경은 “사실 정말 아프다. 회복을 위해 노력을 많이했다. 엄청난 양의 피를 뽑고 침을 맞고 별의 별 짓을 다 했다. 전치 6주가 나왔는데, 2주 째 다리를 디딜 수 있게 됐다”며 “평생 처음 가창력으로 승부하는 공연을 해야한다”고 유머러스하게 말하며 관객들의 호응을 이끌었다.
불편한 다리를 이끌고도 160분이 넘는 공연시간을 넘치게 채웠다는 점이 인상적. 넘치는 발라드 감성과 달콤한 목소리, 유머러스한 입담, 개그맨 뺨치는 코믹연기가 돋보이는 VCR과 한편의 시집을 보는 듯한 브릿지 영상, 싸이, 이문세, 김광진 등 역대급 게스트까지. 공연은 부족함 없이 꼼꼼하게 채워졌다.
‘너의 모든 순간’, ‘너에게’, ‘좋을 텐데’, ‘선인장’, ‘오 나의 여신님’, ‘거리에서’, ‘희재’, ‘넌 감동이었어’, ‘두 사람’, ‘내게 오는 길’ 등의 명곡들이 이어졌고, 관객들은 조용히 눈을 감고 그의 목소리를 음미하거나 조용히 따라 부르며 함께 감성에 젖어들었다. 공연 중간에 등장하는 브릿지 영상 속 문구들은 성시경의 목소리를 타고 전달되며 마음 한구석을 툭툭 건드리기도. 성시경은 게스트로 무대에 오른 김광진, 이문세와 함께 무대를 꾸미며 콘서트의 특별함을 더하기도 했다.
앉아만 있다가 가는 공연이 아니었다. 귀가 행복해질 무렵, 함께 일어나 뛰놀 수 있는 무대들이 이어졌다. 성시경이 ‘오빠차’로 다소 어설픈 랩을 선보이자, 무대에 에픽하이가 깜짝 등장, 그를 지원사격하기도 했고, ‘뜨거운 안녕’을 부르자 싸이가 등장해 공연장을 뜨겁게 달구기도 했다. 성시경은 이 분위기를 댄스 명곡 ‘미소천사’로 이어가며 객석과 호응했다.
공연의 말미 성시경은 “진심으로 감사하고 또 감사하다”며 공연장을 찾은 관객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joonamana@osen.co.kr
[사진] 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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