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퍽' 이광수, 원숭이 해에 찾아온 '기린광수'가 반갑다[종합]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6.01.01 09: 42

 이광수가 목소리 톤부터 외모까지 180도 달라진 모습으로 원숭이 해 첫 날을 열었다.
그는 빌려준 돈은 끝까지 받아낸다는 일념 하나로 채무자들을 쫓는 사채업자 조준만 역을 맡아 특유의 코믹한 연기는 물론 보기만 해도 카리스마 넘치는 외적인 변신을 감행하며, 그간의 어리바리한 모습을 잊게 하는 깊은 인상을 남겼다.
1일 오전 방송된 SBS 2부작 드라마 ‘퍽!’(극본 윤현호, 연출 이광영)에서 사채업자 조준만(이광수 분)이 돈을 갚지 못하는 사람들을 찾아가 거친 폭력과 욕을 날리는 모습이 그려졌다. 준만은 “애들도 지각하면 혼나는데 어른이 자꾸 늦으면 안돼지”라고 말하며 채무자를 계단 아래로 밀었다.

그의 큰 형님인 사채업자 계상수(김병옥 분)는 큰 사고를 친 준만에게 “내가 너를 데리고 있는 이유는 너가 개처럼 말을 잘 들어서다. 그런 개가 말을 듣지 않으면 털 뽑고 된장을 바르는 것이다. 최선을 다하자”고 사람을 다치게 한 것보다 큰 돈을 쓰게 만든 것에 화를 냈다.
준만은 이어 허명근(정해균 분) 감독이 이끄는 한국대 아이스하키 팀을 찾아 밀린 돈을 회수하려고 했다. 하지만 공금을 횡령하고 학부모들로부터 뒷돈을 받아야 갚을 수 있다는 감독의 답변을 듣자, 직접 선수로 뛰고 팀을 승리로 이끌어 돈을 받아내기로 했다.
팀내 에이스로 꼽히던 경필(곽동연 분)은 집이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으며 밤에는 아르바이트를 뛰었는데, 알고 보니 준만이 때린 사내가 경필의 아버지였다. 준만은 이 같은 사실을 알고 괴로워하며 경필에게 인간적으로 다가가며 우정을 쌓기 시작했다.
하루 하루 연습에 매진한 결과, 준만은 발전한 실력을 보이며 팀을 승리로 이끄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하지만 팀에는 6명 밖에 없었고 이들이 이길 수 있을지 없을지, 앞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 꿈을 믿고 달려야만 했다. 결국 준만이 골을 넣으며 역전승을 거뒀다.
‘퍽’은 돈을 받으려는 사채업자 준만의 이야기로 시작했지만 예기치 못하게 그가 대학 아이스하키 팀에 들어간다는 점층적 구조로 펼쳐졌다. 탄탄한 얼개의 스토리를 바탕으로 인물이 변화하는 과정으로 긴장과 예측불허의 재미를 선사했다.
극중 인물들은 사채업자, 단장, 깡패, 선수 등 각양각색의 직업이지만 돈과 꿈을 쫓는다는 하나의 목적을 가지고 움직인다.
밀린 돈을 받기 위해 사채업자가 팀의 일원이 된다는 발상과 이광수의 코믹 연기가 어우러져 재미를 선사한 ‘퍽’은 어느 한 명도 빼놓을 수 없을 정도로 강한 개성이 돋보이는 캐릭터 연기를 보여줬다.
특히 이광수가 돋보였다. 많은 사람들은 SBS 예능 ‘런닝맨’에 오랜 시간 출연하고 있는 그를 예능인으로 오해한다. 하지만 재미를 위해, 웃음을 주기 위한 캐릭터 설정일 뿐 이광수는 연기력을 갖춘 연기자다.
그의 연기는 계산을 하지 않은 자연스러움에서 나온다. 이에 예능과 드라마 및 영화에서의 경계가 불분명하다는 말도 나오지만, 이광수가 자신의 담백한 성격을 살려 열심히 하기 때문에 오해를 빚는 것이다. 연기는 연기대로, 예능은 예능대로 각각의 매력을 갖는 이광수의 원숭이 해가 기대된다.
한편 ‘퍽’은 사랑도 희망도 없는 조준만이 대학 아이스하키부 선수로 합류하게 되면서 서서히 삶이 변화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purplish@osen.co.kr
[사진]'퍽'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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