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태희가 올해 SBS 연기대상에서 최우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지상파 연말 시상식에서 2009년 우수연기상에 이은 쾌거다. 유난히 그에게 엄격한 잣대 탓인지, 아니면 미모의 부작용인지 그에게는 연기력 논란이 꼬리표처럼 뒤따랐는데 이제는 더더욱 이런 논란을 철저히 방지해야 할 무게감을 더하게 됐다.
김태희는 지난 12월 31일 열린 SBS 연기대상 시상식에서 올해 인기를 누렸던 '용팔이'로 미니시리즈 부문 최우수연기상을 차지했다. 그의 수상은 쟁쟁한 후보들을 제치고, 혹은 일명 '갓'의 칭호를 받는 배우들과 함께 받은 것이라 더욱 가치를 더했다.
김태희는 '용팔이' 초반, 주로 '누워 있는 연기'를 하고 있다는 눈총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기존과 다른 모습을 선보이는 데 성공, 기존의 연기력 논란을 어느 정도 털어내는 데 성공했다.
사실 방송 전부터 연기력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는 것 자체가 데뷔 15년차 배우 김태희에게는 속상할 부분이다. 2009년 '아이리스'를 통해 KBS 연기대상 중편드라마부문 여자 우수연기상을 받았던 그는 수상 직후 한풀이 하듯 펑펑 눈물을 쏟기도 했다. 그가 처음으로 연기력을 '공식' 인정받은 날이기 때문이다.
이어 연기력에 대해 어느 정도 대중의 의심을 푼 김태희는 이후 '마이 프린세스'(2011), '장옥정, 사랑에 살다'(2013) 등에서 여러 변신을 시도했던 터다.
하지만 '장옥정, 사랑에 살다'와 같은 경우, 다시금 연기력 논란이 불거져 나왔고 여론의 집중 포화를 맞기도 했다. 사극 연기에 대한 어색함이 지적됐던 것.
캐릭터 탓인지 연기 탓인지 비판 대상이 모호했지만, 어쨌든 김태희는 이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모습을 모이기도 했다. 그는 방송 인터뷰를 통해 "팬들이 제 연기를 좋아해주시고 인정해 주시고 했는데 ‘장옥정 사랑에 살다’에서 다시 그런(연기력) 논란이 일었다. 제가 봐도 부족한 모습이 많은 분께 비춰진 것 같다"라며 "힘들기도 하고 극복해 나가야 한다는 짐이 무겁기도 했다. 그러나 끝까지 진정 성있게 최선을 다하면 알아주실 거라는 믿음을 가지고 열심히 했다"라고 심경을 내비친 바 있다.
그리고 '용팔이'를 통해 그는 또 한 번의 도전을 펼치고 최우수상이라는 달콤한 열매를 맛 봤다. '용팔이'에서도 감정 연기에 있어서 간혹 어색한 표정이 몰입을 방해한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는데, 이는 단순히 그가 절대 미녀이기 때문에 받는 억지스런 비판만은 아니었다. 그래도 마지막까지 차분히 극을 끌고 나간 힘은 인정할 만 하다.
스스로 연기력 논란은 언제까지나 따라다닐 것 같다고 말하는 김태희고, 상이 배우에게 있어서 절대적인 것은 아니지만 우수상에서 최우수상으로 공식적으로 그 연기력에 대한 보상이 뒤따른 만큼 스스로 가져야할 책임감이 무거워진 것만은 사실인 듯 하다. / nyc@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