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황정민의 '밥상 소감'은 아직까지도 많이 회자되는 명 소감이다. 올해의 소감은 단연 유아인의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영화부터 드라마에 이르기까지 상을 휩쓴 그는 매번 무대에 올라 주옥같은 수상 소감을 들려줬다. 2015년 대중을 감동케 한 유아인의 소감의 품격.
- 36회 청룡영화상 시상식 남우주연상 수상 소감
"제가 이런 무대에 잘 어울리는 성격이 아니라 굉장히 긴장하고 오늘도 청심환 먹고 왔다. 제 것이라는 생각이 잘 안 드는 것 같다. 올해 ‘사도’라는 작품으로 상을 받아서 송강호 선배님과 좋은 자리에 서있기도 하지만 또 다른 작품 ‘베테랑’으로 올해 많은 관객분들이 사랑을 보내주신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행복하고 기쁘고 자랑스러운 순간보다 부끄럽고 민망하고 나서기 싫은 순간이 많았던 것 같다. 거울을 보고 매 순간 부끄러운 일로 다그치고 성장하는 인간, 배우가 되겠다"
- '제5회 아름다운 예술인상' 영화 예술인 부문 수상 소감
"너무 큰 상이고 어마어마한 글귀를 담긴 상을 주셔서 무겁다. 제가 감히 호명을 할수도 없을만큼 위대하고 큰 선배님들 선생님과 자리에 있다는 사실만으로 영광스럽다. 어린 꿈나무를 위해서 지원과 큰 감동 이 상주셔서 감사하고 수상자로서 개인의 영광으로 주변을 돌아보는 배우가 되겠다. 선배들이 앞길을 닦아놓은 만큼 즐겁게 흥미롭게 후배배우로서 자랑스러운 배우가 되겠다"
- '2015 SBS 연기대상' 최우수 연기상 수상 소감
"최우수한 연기를 펼쳤는지 잘 모르겠다. 제가 잘해서 주신 건 아닌 것 같다. ‘육룡이 나르샤’라는 50부작이라는 긴 드라마의 참여하는 것 자체가 큰 도전이었다. 마냥 행복하지 않지만 기꺼이 많이 배우면서 임하고 있다..이 테이블을 빛내주고 있는 변요한, 신세경, 윤균상, 박혁권 선배님까지 뜨거운 열정을 가진 젊은 친구들과 함께 하는 행복감이 굉장히 크다. 저 친구들에게 진심으로 축하보내주고 싶어서 이 자리에 참석했다. 많이 부담스러웠다. 모르겠다. 상패 하나에 많은 스토리가 있고 많은 야심이 뭉쳐있고 힘겨루기를 하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의 일은 카메라가 돌고 있을 때, 가장 순수하게 유연하게 연기하는 것이다. 영악하고 여우같아지고 괴물 같아지는 순간이 많지만 잘 떨쳐낼 것이다. 좋은 배우로서 좋은 배우가 뭔지 더 좋은 수준 높은 연기가 뭔지 끊임없이 다그치고 또 다그치면서 좋은 배우의 길을 묵묵히 걸어가겠다"
유아인의 수상 소감에는 배우로서의 치열함, 겸손함, 가치관, 그리고 순수한 심경 등이 적절히 공존해 있다. 그러면서도 대중을 홀리는 스크린 속 배우처럼 흡인력있게 연기를 하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특히 31일 SBS 연기대상 시상식에서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로 최우수 연기상을 받은 뒤에 남긴 수상소감은 마치 잘 빚은 도자기를 보는 듯 했다. / nyc@osen.co.kr
[사진] OSEN DB, SBS, SBS 영상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