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회부터 유행어(?)가 터져나왔다. 이번 시즌 tvN '꽃보다 청춘'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연기자들이 영어를 잘 못하는 뇌순남들이란 것. 그런데 이 지점에서 시청자들과 폭발적인 케미가 만들어지는 듯 하다. 깊은 공감으로 대중에게 파고들고 온 세 남자들이 유쾌하다.
지난 1일 방송된 ‘꽃보다 청춘-아이슬란드’에서는 정상훈, 조정석, 정우가 암스테르담을 지나 아이슬란드로 떠난 첫 번째 이야기가 그려졌다. 유희열, 윤상, 이적의 페루 편과 유연석, 손호준, 바로의 라오스 편에 이은 세 번째 시리즈다.
세 사람은 일명 세 얼간이라고도 부를 수 있는 '쓰리 스톤즈' 캐릭터로 브레인과는 거리가 멀다. 하지만 반짝이는 머리 대신 더 빛나는 긍정적 마인드과 낙천적인 사고를 가졌다. 그리고 이런 에너지가 얼마나 큰 행운을 가져다줄 수 있는 지 앞으로의 방송은 보여줄 것 같다.
이날 방송에서 세 사람의 캐릭터를 잘 드러냈던 '말'은 아이러니하게도 영어였다. 특히 '오픈 더 도어'와 '핫도그 월드'가 백미.
셋 중에서도 유난히 낙천적인 정우는 실력보다 열정과 자신감이 앞서는 케이스. 영어 실력은 자신 없지만 태도만큼은 당당하다. 문 열린 버스에서 문을 닫아달라는 의미로 "오픈 더 도어"라고 외쳐 웃음을 안겼다. 더 큰 웃음 포인트는 이 '오픈 더 도어'를 다른 멤버들 역시 그대로 따라 외쳤다는 것이다.
반듯한 외모의 조정석은 일면 까탈스러울 것 같다는 편견을 단번에 날려주며 심지어 '지켜주고픈 남자'의 매력을 뽐냈다. 해외 여행이 낯선 그는 순둥순둥 인간적이면서도 다름 사람에게 민폐를 끼칠까봐 매사 걱정했다. 더욱이 그는 그래도 영어실력이 낫다는 이유 때문에 외국인과의 대화에 앞장서는데 뒷목에서 식은땀이 나는 흐를 것만 같다.
그래도 친구를 위해, 여행을 위해 창피함을 감수하고 나선 조정석에게 구원의 테크놀로지가 있었으니, 바로 번역기 애플리케이션이었다. 뒤늦게 이것을 발견하고 자신감을 얻은 것. 그러나 “핫도그 세 개 주세요”라며 자신만만하게 던졌던 말이 “플리즈. 핫도그 월드”로 되돌아왔을 땐 그를 다시 예상치 못한 '멘붕'의 세계로 빠져들게 했다. 뭔가를 굳이 하지 않아도 웃기는 캐릭터다.
더불어 영어 실력은 '짧아도' 외국인에게 스스럼없이 다가감며 자신을 '하이네켄'이라고 소개하는 유머를 지닌 정상훈은 '저런 친구와 여행가고 싶다'란 시청자들의 폭풍 반응을 얻었다. 선천적인 기질도 그렇지만, 쉼 없이 배려하고 좋은 여행 분위기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다 보이기 때문이다.
조정석이 호텔 예약을 잘못 했다는 사실을 깨닫고 민폐를 끼쳤다는 생각에 걱정하고 있을 때, 정우와 정상훈이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조정석을 탓하는 것이 아닌, 핫도그를 살 때 버린 영수증에 대해 얘기하며 웃고 말고 조정석에게 젤리 반지를 끼워주며 결국 웃음을 터트리게 하는 모습은 어딘지모르게 감동스러운 부분까지 있다.
'잘못하면 어때. 오픈더도어하고 핫도그월드로~' / nyc@osen.co.kr
[사진] '꽃보다 청춘'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