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석에게 이런 매력이 있었다. 작년 ‘오 나의 귀신님’에서는 시크하면서도 다정한 강셰프로 변신해 여심을 사로잡더니, 이번에도 상상하지 못했던 ‘꺼벙이’ 면모를 드러내며 모성애를 자극했다. 도대체 이 남자의 매력은 어디까지일까.
지난 1일 첫 방송된 tvN ‘꽃보다 청춘-아이슬란드’에서는 정상훈, 조정석, 정우가 오로라를 찾아 아이슬란드로 떠난 첫 번째 이야기가 전파를 탔다. 특히 조정석은 바보 3형제 중에서도 그나마 스마트함을 뽐내다가도 안경만 쓰면 슬픈 전설을 소환하는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다.
앞서 진행된 제작발표회를 통해 나영석 PD가 정상훈, 조정석, 정우를 가리켜 ‘바보 3형제’라고 칭한 만큼, 이들은 여행 초반부터 허둥지둥하는 모습을 보였다. 정우는 “아무리 친한 사람들끼리 여행 와도 트러블이 있기 마련이다”라며 비장하게 회의를 하자고 나섰지만, 그 내용은 ‘라면에 밥을 말아 먹을지’, ‘감자 한 덩이를 살지 말지’ 등과 같은 사소한 것들이었다.
문제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조정석이 호기롭게 예약했던 방은 오직 두 명만 잘 수 있는 방이었던 것. 결국 그는 다른 방을 찾아야 했다. 뿐만 아니라 배고픔을 이기지 못하고 핫도그를 주문하는 과정도 평범하지 않았다. 번역기도 깔았다며 자신만만하게 휴대폰을 꺼낸 조정석이 “핫도그 세 개 주세요”를 말하자 번역기는 “Please, hotdog world"라는 엉뚱한 답을 내놓았다.
이에 당황한 조정석은 손가락으로 ‘3’ 힌트를 주며 다시 시도했지만, 결과는 똑같았다. 본격적인 ‘꺼벙’ 조정석의 시작을 알리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결정적으로 조정석이 ‘꺼벙이’ 매력을 얻은 순간은 따로 있었다. 바로 아이슬란드에서 첫날밤을 보내기 위해 숙소로 돌아가 하루 종일 끼고 다닌 렌즈를 빼고 안경을 장착한 때였다. 훈훈함의 대명사 조정석은 온데간데없고, 해맑은 시골 소년 같은 ‘꺼벙이’ 조정석이 등장했다.
멤버들 역시 조정석의 반전 매력에 놀란 듯 웃음을 터뜨렸지만, 당사자인 조정석은 해맑기만 했다. 그는 멤버 중 유일하게 완벽한 영어 문장을 구사하며 여행을 이끌었던 주인공이라고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의 반전을 선사했지만, 이마저도 사랑스러움이 묻어났다.
나영석 PD 역시 조정석에 대해 “조정석은 옆집 사는 동생 같다”라며 “어떻게 보면 순둥한데 나쁘게 보면 우유부단하다. 사람이라는 게 다 그렇다. 조정석이야말로 일반적인 우리 주변에 사는 사람의 모습을 가장 편안하게 잘 가지고 있는 인물이라고 생각해서 재밌을 것 같았다”라며 이러한 그의 모습을 일찍이 예상한 바 있다.
드라마나 영화와는 또 다른 모습으로 ‘꿀잼’을 예고한 조정석. 본인은 못 믿을지도 모르겠지만 ‘꺼벙이’ 매력이 꽤나 잘 어울린다. 앞으로 ‘꽃청춘’을 통해 순수하고 귀여운 ‘꺼벙석’ 매력을 마음껏 뽐내보길 바란다. / jsy901104@osen.co.kr
[사진] tvN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