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한 미남 배우들이 병신년(丙申年) 새해를 연다. 한국의 대표 미남 정우성(42)은 그의 미모를 고스란히 담아낸 멜로 영화로, 미국의 대표 미남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41)는 귀신같은 연기를 펼친 복수극으로 돌아오는 것. 각국을 대표해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미남 배우들이 일주일 간격으로 스크린에 출격한다. 여성 관객들의 마음이 일렁이고 있다.
정우성은 자신이 제작에 참여한 영화 ‘나를 잊지 말아요’(감독 이윤정)의 개봉을 앞두고 있다. ‘나를 잊지 말아요’는 교통사고 후, 10년간의 기억을 잃어버린 채 깨어난 석원(정우성 분)과 그 앞에 나타난 비밀스러운 여자 진영(김하늘 분), 지워진 기억보다 소중한 두 사람의 새로운 사랑을 그린 감성멜로.
여기서 정우성은 판타지를 한껏 압축해놓은 인물로 등장한다. 훤칠한 키와 또렷한 이목구비는 물론, 심지어 직업은 잘나가는 로펌을 이끄는 변호사다. 감정 제어가 안 되는 연인 진영을 다독이고, 그녀의 일방적 요구를 다 맞춰주고, 심지어 꿀이 떨어질 것 같은 눈으로 바라봐주는 다정함까지 갖췄다. 즉 여성의 로망을 자극하는 캐릭터. ‘비트’(1997) 시절과 비교해도 변함없이 잘생긴 그의 얼굴을 스크린에 담아냈으니 눈이 어찌 아니 즐거울까.
여기에 전개도 자극적 장면 없이 잔잔히 흐른다. 한국형 정통 멜로 장르가 거의 전멸한 시점에서 이 같이 잔잔한 영화 ‘나를 잊지 말아요’가 담당하는 부분은 확실히 있다고 하겠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또 한 번 귀신같은 연기력을 발휘한다. 그가 출연한 영화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감독 알레한드로 곤잘레츠 이냐리투)는 19세기를 배경으로 동료들에게 배신당한 사냥꾼 휴 글래스(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분)가 자신을 죽이려는 자들을 찾아가 복수하는 내용. 마이클 푼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무엇보다 관전 포인트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이번 작품으로 생애 첫 오스카상을 수상할지 여부다. 그도 그런 것이 비주얼의 정점을 찍은 토탈 이클립스’(1995)를 비롯해 ‘로미오와 줄리엣’(1996), ‘타이타닉’(1997)까지 너무 잘난 외모에 연기력이 가린다는 웃지 못할 평을 들었던 그였다. 이후의 행보는 연기력에 초점을 맞춰왔으나 유난히 상복 없는 고통까지 떠안게 됐다. 이번 영화를 통해 절치부심의 심정을 보여주듯 연기를 토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더욱 기대를 자아내는 바이다.
한편 정우성의 ‘나를 잊지 말아요’는 오는 7일 개봉,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레버너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는 오는 14일 각각 개봉한다. / besodam@osen.co.kr
[사진] '나를 잊지 말아요',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