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하라 1988’(이하 응팔)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통해 잘 되는 대박 드라마의 전형을 엿볼 수 있었다.
최고 시청률 15.4%(전국 기준·닐슨코리아 제공). 매회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새 역사를 쓰고 있는 ‘응팔’. 1988년 서울 도봉구 쌍문동에 살던 다섯 가족의 사랑과 이웃을 향한 애정을 진솔하고 담백하게 그려내며 그 시절의 추억을 자극한다.
작가 이우정, 연출 신원호, 벌써 세 번째 호흡을 맞추고 있는 스태프, 실력이 탄탄한 중견 배우들에 상큼 발랄한 신인들의 개성 섞인 연기가 어우러져 시청자들의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tvN 금토드라마 ‘응팔’이 지난 시즌 ‘응답하라 1997’ ‘응답하라 1994’보다 더 높은 관심을 받으며 화제의 중심에 서 있다.
앞서 신원호 PD는 첫 방송을 앞두고 “시청률이라는 수치로 따졌을 때 ‘응팔’이 ‘응사’보다 잘 될 리 없다. 세 번째가 잘 될 리가 있나. 영화나 드라마를 봐도 경험상으로 망할 확률이 높다”고 했지만 속편 징크스를 말끔히 깨고 우위를 확보한 것이다.
‘응팔’의 인기는 따뜻한 시선을 가진 이우정 작가의 대본과 신원호 PD의 천재적인 디렉팅에서 나온다. 신 PD의 휴머니즘을 바탕으로 한 연출 기법이 인기에 큰 몫을 차지하는 것. 촌스럽지만 결코 튀지 않으면서 모든 장면이 재미있다.
드라마가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비결은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그는 작품을 통해 이야기 한다. 이들의 작품에는 막장과 선정성이라는 단어가 하나도 없다. 시청률을 올리는 상투적인 무기 없이도 사랑받으며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는 셈이다.
여기에 ‘응답하라’를 통해 세 번째 부부 호흡을 이어온 성동일과 이일화가 터줏대감으로서 중심을 잡고 있고 코믹 연기의 대가로 통하는 라미란 김성균 부부, 최무성 김선영의 커플 연기도 볼만하다. 중견배우들과 신인배우 혜리 류준열 박보검 류혜영 등의 조화도 한몫을 더한다. 가장 눈길을 끄는 로맨스인, 젊은층을 흡수하는 택-덕선-정환의 역할이 주목할 만하다.
지난 2일 방송된 ‘응팔’ 비하인드는 배우들이 첫 만남을 가졌을 당시만 해도 어색하고 멀게만 느껴졌는데 촬영을 지속하며 누구보다 친해졌고, 울고 웃으며 어느새 다정한 가족이 된 과정이 담겼다.
이날 전 배우들의 캐스팅 모습이 가장 먼저 공개됐다. 쌍문동 5인방인 덕선 선우 정환 동룡 택 역에 각각 혜리 고경표 류준열 이동휘 박보검이, 보라 역에 류혜영, 노을 역에 최성원, 정봉 역에 안재홍이 캐스팅되며 첫 만남을 가졌다. 이들은 지난해 여름 첫 대본 리딩을 시작하며 본격적으로 촬영에 돌입했다.
쌍문동 골목에 사는 사람들의 따뜻한 이웃애가 있는가 하면 첫째언니와 막내아들에 치여 둘째의 설움을 겪는 둘째딸 덕선의 방황과 좌절도 있었다. 혜리는 덕선의 감정 신을 밀도 있게 소화해내 시청자들에게 먹먹함을 안겼다. 눈물 연기 이후 스태프의 박수갈채가 터져 나왔을 정도로 발군의 실력을 선보였다.
또 덕선을 사이에 둔 택과 정환의 삼각관계, 선우와 보라의 나이차를 뛰어넘는 사랑, 정봉과 미옥(이민지 분)의 첫사랑 등 입가를 끌어올렸던 명장면들의 촬영 모습이 공개돼 웃음을 안겼다.
이들이 호흡이 좋을 수밖에 없는 이유는 아무리 밤샘 촬영이 진행되어도 누구하나 화를 내는 사람 없이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진행되기 때문. 연출, 대본, 연기 3박자가 맞아 떨어져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는 것으로 보인다.
‘응팔’은 정이 가득했던 그 시절을 되짚으며 사랑을 얘기한다. 또 사는 일이란 누구에게나 힘든 일이고 살만한 일이라고 강조한다. 그러한 것들이 ‘응팔’을 즐겨보게 만드는 이유가 아닐까./ purplish@osen.co.kr
[사진] ‘응팔’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