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부탁해요엄마’ 김갑수·최태준, 오지랖도 ‘부전자전’인가요
OSEN 정소영 기자
발행 2016.01.03 06: 57

오지랖이 넓어도 이렇게 넓을 수는 없는 일이다. 김갑수 최태준 부자가 조미령 민아 모녀의 거짓말에 속아 이리저리 휘둘리는 모습은 고구마 백 개를 삼킨 듯한 답답함을 유발했다. 이 두 사람의 오지랖은 언제쯤 끝이 날 수 있을까.
지난 2일 방송된 KBS 2TV 주말드라마 ‘부탁해요, 엄마’에서는 여전히 은옥(조미령 분), 앵두(민아 분) 모녀의 마수에 걸려 헤어 나오지 못하는 동출(김갑수 분), 형순(최태준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동출은 소싯적 ‘바람둥이’ 기질로 아내 산옥(고두심 분)의 속을 까맣게 만들었던 버릇을 버리지 못하고 은옥과 만나 묘한 기류를 이어갔다. 20년 전 잠시 같은 공장에서 일했던 은옥이 옛 추억을 이야기하며 유혹해오자 동출은 한 치의 의심도 없이 그에게 친절하게 대했다.

하지만 은옥은 애초에 우유부단한 동출의 성격을 파악하고 그에게서 돈을 뜯을 생각으로 접근한 것. 이 사실을 전혀 눈치 채지 못한 동출은 돈 때문에 고민하는 은옥의 모습을 보며 주위 사람들에게 돈을 꾸는 오지랖까지 발휘했다.
다행히(?) 똑 부러지는 아내 산옥이 이를 알아챘다. 우연히 길을 지나가던 중 동출과 은옥이 마주하고 있는 모습을 목격한 것이다. 이에 산옥은 동출을 앞에 앉혀 놓고 은옥이 그에게 줬던 시집과 수가 새겨진 스카프를 늘어놓고 겁을 주며 추궁을 대신했다.
‘부전자전’이라고 했던가. 동출의 드넓은 오지랖은 아들인 형순에게도 전해졌다. 형순은 자신의 앞에서는 한없이 가녀린 소녀처럼, 채리(조보아 분)의 앞에서도 이보다 얄미울 수 없는 여우로 변신하는 앵두의 계략을 전혀 눈치 채지 못하는 모습으로 보는 이들을 답답하게 만들었다.
이를 견디다 못한 채리가 용기를 내서 앵두에게 “우리 형순오빠한테 접근하지 마라. 나보다 어려서 봐줬더니 이게. 나도 왕년에 침 좀 뱉었거든? 앞으로 어려운 일 있으면 형순 오빠 말고 나한테 얘기해라”라며 협박 아닌 협박을 했지만, 이는 아무 소용도 없었다.
앵두의 여우짓은 둘째 치고 형순의 오지랖을 막을 길이 없었기 때문. 이날 형순과 채리 사이를 반대하던 장사장(송승환 분)은 마음을 열고 함께 식사를 하자고 그를 초대했다. 하지만 형순이 자신에게 앵두를 구해달라고 부탁하는 은옥의 말에 식사 자리 대신 앵두에게 향했다.
결과는 물론 이별이었다. 채리는 앵두와 함께 있는 형순을 보며 “나 이제 더 이상은 못 참아”라며 이별을 고했다. 지친 것은 채리 뿐만이 아니다. 두 사람의 반복되는 이별과 만남, 특히 동출과 형순 부자의 이해할 수 없는 오지랖은 보는 이들에게 답답함을 넘어 짜증을 자아내고 있다. 이제는 정말 ‘사이다’ 같은 통쾌함이 필요한 시점이다. / jsy901104@osen.co.kr
[사진] ‘부탁해요 엄마’ 방송 캡처.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