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인있어요’ 지진희가 우수를 가득 머금은 눈빛으로 김현주의 마음을 뒤흔들었다.
카리스마가 넘쳤고 단호했다. 그의 연기가 정말 사랑하는 연인을 바라보는 것 같아 뭇 여성 시청자들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부드러운 목소리로 귓가를 사로잡는 타고난 젠틀맨 지진희에게 진중함과 지적인 매력까지 더해졌다. 어느 여자든 당해낼 재간이 없을 듯하다.
‘애인있어요’는 기억을 잃은 여자가 죽도록 증오했던 남편과 다시 사랑에 빠진다는 이야기와 절망의 끝에서 운명적으로 재회한 쌍둥이 자매의 파란만장 인생 스토리를 담은 드라마다.
지진희는 천년제약의 외아들이자 도해강(김현주 분)의 남편 최진언 역을 맡았다. 첫사랑 해강에게만 빠져 살다 결혼에 골인했지만 점점 그녀에게서 마음이 떠나고 말았다. 그러다 당당하고 자기감정에 솔직한 후배 강설리(박한별 분)와 사랑에 빠져 불륜을 저질렀고, 죽은 줄 알았던 아내가 살아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다시 마음이 흔들리는, 조금은 알 수 없는 남자를 그려낸다.
하지만 지진희가 연기하는 최진언은 설득력이 있다. 여심을 흔드는 훈훈한 카리스마에 상남자 매력을 발산하며, 믿고 보는 배우로 등극한 것. 이전 작품들에서 보지 못했던 은근하게 코믹한 면과 사랑에 빠진 로맨틱한 남자의 새로운 모습을 보인 지진희는 특유의 목소리와 듬직한 외모로 시청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지난 2일 방송된 SBS 주말드라마 ‘애인있어요’(극본 배유미, 연출 최문석)에서 최진언(지진희 분)은 자신의 딸을 죽였다는 신일상을 만나 도해강(김현주 분) 앞에 다신 나타나지 못하도록 막았다. 그러고 나서 해강을 데리고 기분 전환을 시켰다. 이에 해강은 그의 호의에 마음이 흔들리기 시작해 잠시 전 남편이 그리웠는지 다가섰다.
남자친구 백석(이규한 분)에게 전화를 걸어 “이곳으로 와 달라”고 마음을 다잡았지만 오지 못한다는 거짓말에 곧바로 진언에게 돌아가 “딱 오늘만. 크리스마스니까”라며 키스를 나눴다.
지진희는 섬세하면서 질투심이 가득한, 조금은 거친 모습으로 요즘 여자들이 꿈꾸는 남자의 이중적인 매력을 보여주고 있다. 김현주와의 연기 호흡이 좋아 시너지 효과를 내는 셈이다. 도해강에게 철저하게 속은 최진언의 모습을 자신만의 말투로 개성 있게 표현해 그간 쌓아 온 탄탄한 연기 내공을 입증했다. 강인한 남자로서의 이미지에 부드럽고 로맨틱한 이미지를 더하는가 하면 저돌적인 매력으로 브라운관을 강타했다.
동 시간대 방송되는 MBC 주말극 ‘내 딸 금사월’의 위세에 가려 시청률은 높지 않지만 높은 화제성 지수를 높여준 보기 드문 드라마라는 평가는 배우들과 제작진에게 위로가 될 듯싶다. 지진희에게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 앞으로도 다양한 작품에서 만나게 될 그의 활약이 기대된다./ purplish@osen.co.kr
[사진] ‘애인있어요’ 방송화면 캡처